세월호 참사로 내수 부진? 가계 소득-지출 증가율 큰폭 둔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2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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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올해 2분기(4~6월) 가계의 소득과 지출 증가세가 일제히 큰 폭으로 둔화됐다. 다만 소득분배 지표가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소득 불평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했다. 이는 올해 1분기(5.0%)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물가 상승 효과를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소득증가율이 낮아진 것은 세월호 사고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증가세가 둔화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2분기 사업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7% 증가하는데 그쳐 1분기(3.2%)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다.

월평균 가계 지출도 324만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9% 늘었지만 1분기(4.5%)에 비해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이 취소되면서 수학여행비 등 기타교육비가 26.0% 감소했으며 국내 단체여행비 역시 18.0% 감소했다.

가계의 소비여력을 보여주는 처분가능소득은 338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1분기 증가율인 5.1%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저축능력을 나타내는 가계 흑자액은 90만3000원으로 2.2% 증가했지만 흑자율은 26.7%로 0.2%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면서 소득 불평등도는 개선됐다. 상위 20% 고소득자가 하위 20% 저소득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 소득을 올리는지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은 2분기 4.58배로 집계돼 2003년 4분기(10~12월)의 4.43배 이후 10년여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하위 20% 저소득층의 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나는 등 복지혜택이 커지면서 중산층이나 고소득층보다 소득 증가율이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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