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외국인 인재가 잘 적응하는 글로벌기업 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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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 대기업들도 외국인 임원 비중은 2%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나마 잠깐이라도 한국 기업에 몸담았던 외국인 관리자들 중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이가 거의 없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의 인재들과 같이 일하고 경쟁하는 기업문화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기업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해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기업들도 글로벌 인재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군대식으로 불리는 한국 기업문화에 서구식 사고방식을 가진 외국인 관리자들이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업문화 차이보다는 언어소통 능력이 더 중요한 문제다.

독일 튀빙겐대 국제경영학과의 헬렌 텐저 교수 연구팀은 독일의 3개 주요 자동차업체의 다국적 팀들을 총 90회 인터뷰해 문제를 파악했다. 이들에 따르면 팀 내에서 통용되는 언어가 통일되지 않거나 공용어를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있으면 정서적 공유가 안돼 신뢰가 무너진다. 실제로 독일 기업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인재들은 영어 구사력의 한계로 인해 직접 접촉을 회피하게 되고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이 없어 보이고 이들이 하는 업무에 대해 독일인 동료와 경영자가 신뢰할 수 없게 됐다.

흔히 한국과 일본 기업의 한계는 상명하달, 경직된 조직문화, 집단적 사고 등이며 이것이 외국인의 체질에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기업문화가 서양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바뀔 필요는 없다. 산업의 특성에 따라 우리 방식이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한국인들끼리만 통용되는 은어, 전문용어, 기호가 난무하다 보니 외국인 직원과의 신뢰 형성이 잘 안 되는 데 있다.

우수한 외국 인재를 끌어오고 싶다면 조직구조를 개편하기에 앞서 커뮤니케이션 역량부터 강화해야 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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