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소비 주춤… 성장률 영향 미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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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前분기대비 0.9%
민간소비 증가율 0.3%에 그쳐… 설비투자는 5분기만에 마이너스
추모 분위기에 2분기가 더 걱정… 전문가 “年 4% 성장 무리 없을것”

올 1분기(1∼3월) 가계소비와 기업투자가 다시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0%대에 머물렀다. 전반적으로 크게 나쁜 결과는 아니지만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 흐름이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 등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견고했던 경기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1분기 성장률, 만족스럽진 않지만 선방”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9%였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2, 3분기에 1%대로 올라섰지만 4분기(0.9%)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성장률의 발목을 잡은 것은 소비와 투자였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3%로 지난해 4분기(0.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여기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 둔화가 큰 영향을 줬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1.3%로 2012년 4분기(―3.3%) 이후 다섯 분기 만에 뒷걸음질을 쳤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소비 둔화는 이번에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드는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지표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선방했다”는 반응을 보인다. 아직 연간 성장률 목표(4.0%)를 달성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2분기이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으로 여행, 외식, 쇼핑이 크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마케팅이나 판촉을 대거 줄였다. 이런 사회 분위기가 장기화되면 내수를 비롯한 경제 각 부문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약 일주일간 백화점 및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상당수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이 업체들은 다음 달 초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이 몰린 ‘대목’을 앞두고 있지만 적극적인 홍보를 자제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고객을 매장으로 끌기 위한 외부 판촉활동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 “성장 추세가 꺾이진 않을 것”

앞으로의 경기흐름을 예상하는 데 정부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지금은 사고수습이 우선”이라며 “세월호 침몰로 온 나라가 비상 국면인 만큼 경기문제를 언급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부처들은 내부적으로 이번 사태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론 세월호 참사는 2분기 소비지표에 긍정적인 요인일 수 없다”면서도 “소비 위축이 언제까지 갈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외 경제 전반이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살아나는 분위기였는데 이 흐름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약간의 차질을 빚을 수는 있다”면서도 “경기회복 흐름을 꺾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국내경제팀장은 “기업의 경우 투자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소비심리 위축 때문에 생산이 둔화될 수는 있다”며 “그래도 성장률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김범석 기자
#세월호 참사#1분기 성장률#민간소비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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