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PEOPLE] 박홍근 마모트 부사장 “스토리가 없으면 아웃도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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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7시 00분


“마모트는 아웃도어다”. 박홍근 마모트 부사장은 유럽 브랜드가 압도적인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실용적이면서 거친 듯한 매력과 아웃도어의 오리지널리티를 지닌 마모트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마모트는 아웃도어다”. 박홍근 마모트 부사장은 유럽 브랜드가 압도적인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실용적이면서 거친 듯한 매력과 아웃도어의 오리지널리티를 지닌 마모트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박홍근 마모트 부사장

등산복 대신 아웃도어 용어 도입 주인공
“아웃도어의 진정성, 기업의 뿌리서 나와”

“시장 성장세 주춤…중간 브랜드들 위기”
글로벌 톱 브랜드 향해 블랙야크와 동행


“내년은 아웃도어 중간 브랜드들에게는 가혹한 한 해가 될지 모른다.”

블랙야크가 전개하는 ‘아메리칸 마운틴 수트’ 마모트의 박홍근 부사장(55)은 내년 국내 아웃도어시장에 대해 묻자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이제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박 부사장은 “아웃도어 전체 시장은 성장할 것이다. 시장의 축소가 아니라 브랜드간 생존경쟁의 문제가 커질 것이다. 내년은 (상위 메이저 그룹에 끼어있지 않은) 중간 브랜드들의 ‘정리의 해’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컬럼비아의 스포츠웨어코리아 브랜드 총괄 본부장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블랙야크로 자리를 옮긴 아웃도어업계의 손꼽히는 브레인이다. 올해 마모트를 성공적으로 국내시장에 론칭한 박 부사장은 블랙야크의 해외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아웃도어’라는 용어 처음 사용

박 부사장은 우리나라에 ‘아웃도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도입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컬럼비아가 국내에 들어오던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언론에게 ‘아웃도어’는 생소한 용어였다. 당시 박 부사장은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외국에서 널리 쓰이는 ‘아웃도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아웃도어 패션은 ‘등산복’ 한 마디로 통일되어 있었다.

블랙야크는 지난 1월 미국 마모트 본사와 10년 장기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했다. 세계적으로 봐도 이례적인 일이다.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의 뚝심과 과감한 결단력이 이룬 결과였다. 마모트는 준비 과정을 거쳐 9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마모트의 주 타깃은 20∼30대 초반. 직선적인 느낌의 디자인이 남성의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표출한다. 화려한 패턴과 디자인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블랙야크와는 확실하게 차별되어 있다. 박 부사장은 “블랙야크와 마모트는 타깃과 강점이 다른 만큼 서로 부족함을 보완하면서 시장을 확대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본분 잃은 아웃도어는 ‘아웃도어 스타일’일 뿐

박 부사장은 내년도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대해 “쉽지 않은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중 대목인 10월에도 모든 브랜드가 고전했다고 했다. 다행히 11월에는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블랙야크는 11월 한 달 동안만 우리나라 아웃도어 브랜드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아웃도어 시장에 대해 ‘정점에 달했다’라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 부사장은 “확실히 매년 20∼30%%씩 성장해온 시장이 9%%로 떨어졌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어 “(아무리 성장이 둔화된다 해도) 적어도 앞으로 5%%대의 성장은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웃도어 시장은 여전히 5조원의 거대시장이다”라고 했다.

박 부사장은 “전체시장은 크지만 단일 브랜드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신규 브랜드들의 부침이 예상된다고 했다. 브랜드가 오리지널리티를 지켜야 한다는 박 부사장의 믿음은 앞으로 다가올 시장의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기업과 브랜드가 지닌 고유의 특성과 스토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거대자산이다. 아웃도어와 일반패션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지만 마모트는 아웃도어의 고유성을 위해 기능성이 없는 소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박 부사장은 “아웃도어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기업의 뿌리가 중요하다. 여기에서 브랜드파워가 나온다”라며 “스토리가 없으면 그것은 아웃도어가 아닌 ‘아웃도어 스타일’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마모트는 자동차로 치면 포르쉐 등 F1 머신을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와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이다. 박 부사장은 “블랙야크가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에 마모트의 동행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블랙야크의 ‘히말라얀 오리지널리티’와 마모트의 ‘기술과 스토리’가 만났다. 아무래도 내년에는 일이 나도 크게 날 것 같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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