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Test Drive Season2]서킷주행 가능한 스피드…2000cc 쿠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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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3일 07시 00분


모터스포츠의 DNA를 느낄 수 있는 폭스바겐 시로코 R. 토크의 힘과 코너링의 민첩함이 운전의 재미를 더 해 주는 스포츠 쿠페로 가격대비 성능에서 드라이버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제공|폭스바겐
모터스포츠의 DNA를 느낄 수 있는 폭스바겐 시로코 R. 토크의 힘과 코너링의 민첩함이 운전의 재미를 더 해 주는 스포츠 쿠페로 가격대비 성능에서 드라이버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 시로코 R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의 열 네번째 주인공은 모터스포츠의 DNA가 살아 꿈틀거리는 폭스바겐 시로코(Scirocco) R이다.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지닌 고성능 스포츠 쿠페로, 시로코 R컵이라는 원메이크 레이스를 펼칠 만큼 폭스바겐의 고성능 모델을 상징하는 차이기도 하다. 3명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폭스바겐 시로코 R을 꼼꼼히 살펴봤다.

▶ 3D 입체평가

■ 한계주행

5000rpm이상 가속에도 토크 유지
브레이킹시 타이어 그립 약한 단점

● 장순호 프로레이서


낮은 rpm에서 7000rpm까지 가볍고 민첩하게 속도가 붙는다. 특히 5000rpm 이상부터는 치고 나가는 가속 토크가 워낙 강해서 서킷 주행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트랜스미션의 기어 단수가 높아져도 직진 가속에서는 부족함 없이 꾸준한 토크를 유지해주었다.

다만 순간 가속 시 터보 래그(Turbo Lag) 때문에 반응속도가 약간 느려서 코너 탈출 가속에서는 반응속도가 느리다. 이를 상쇄하려면 가속 포인트를 약간 앞쪽에 두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시로코 R은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비해 타이어와 쇽업쇼바가 소프트한 편이다. 때문에 코너링 시 핸들 반응은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움직인다.

하지만 전륜 구동의 특성이 강해 코너를 주행할 때 한계속도를 넘으면 언더스티어(차량 앞 바퀴가 코너 밖으로 밀리는 현상) 성향이 강하게 작용한다.

서킷 주행에서 이 같은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원인은 높은 출력과 빠른 코너링 성능을 지닌 시로코 R 차량의 성능에 비해 그립력이 조금 부족한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브레이킹 시에도 역시 타이어 그립이 다소 약해 타이어 슬립이 일어난다. 특히 급제동시 차량 무게가 앞쪽으로 많아 쏠리는데 이때 무게하중을 앞 타이어가 버티지 못하고 밀려나간다.

일반도로 주행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오너라면 조금 더 그립이 좋은 타이어를 장착하는 게 좋을 듯하다.

브레이크 특성을 보면 초반에는 많이 밀리는 느낌이 강하지만 후반에 강하게 제동이 되면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잘 서준다.

50자평 “양산차 그대로 서킷을 고속 주행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립력이 더 높은 타이어를 장착하면 랩타임이 더욱 단축될 듯하다”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현 EXR팀106 소속 드라이버

■ 스포츠주행

D컷 디자인의 묵직한 스티어링휠
민첩한 코너링…밸런스 유지 탁월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시로코R은 오직 달리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단단한 차체와 자신감이 묻어나는 외관을 보면 한마디로 잘 달리게 생겼다. 외관의 기대를 갖고 실내로 들어가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어떠한 상황에도 몸을 완벽하게 잡아주는 버킷시트에 앉으면 누구나 레이서가 된다. D컷 디자인의 묵직한 느낌을 주는 스티어링휠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센터페시아 부분은 요즘 차들과 다르게 투박하면서 심플해 재미없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달리기 위해 태어난 R버전이라는 특성에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코너링에서는 진가를 발휘한다. 시로코에서 R버전으로 진화하며 10mm 낮아진 차고는 코너에서 더욱 안정적이며 민첩한 몸놀림을 가능하게 했다. 전륜구동의 특성에서 나오는 특유의 언더스티어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다른 전륜구동과는 다른 민첩함과 좋은 코너링 밸런스를 느낄 수 있다.

주행에 들어가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엔진이다. 2.0 TSI 터보차저엔진(Turbo charge engine)은 최고출력 265마력에 최대토크 35.7kgm(2500-5000rpm)를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낮은 엔진회전 영역에서부터 강한 힘으로 고속 영역까지 쉬지 않고 밀어붙인다. 0-100km/h 5.8초의 위력을 몸으로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폭스바겐의 스포츠쿠페인 만큼 DSG미션을 빼놓을 수가 없다. 시프트페달과 DSG조합은 운전의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정확하고 빠른 기어변속으로 주행에 민첩함을 더한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시프트다운인데 엔진의 보호차원에서 중속영역(3500-3800rpm)이하에서 기어를 내리지 않으면 잘 작동하지 않게 된다.

50자평 “영역을 가리지 않는 토크의 힘과 코너의 민첩함은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면서도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카랑카랑한 중저음의 배기음 매력
4890만원…가격 대비 고성능차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유럽에서 폭스바겐 시로코 R을 처음 만났을 때를 잊을 수 없다. 날렵한 쿠페라인의 아름다움에 더해져 있는 듀얼 머플러와 블랙 하이그로시 디퓨저의 조합은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시로코 R에 올라 서킷과 일반도로 시승을 병행했을 때, 예전에 받았던 그 느낌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재현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벅찬 감동을 느꼈다.

시로코 R은 일단 소리로 운전자를 압도한다. 고성능 버전 특유의 카랑카랑한 중저음의 배기음은 달릴 준비가 끝났음을 알린다. 아우디 RS5 이상의 고성능 버전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매력적인 소리다.

2000cc 엔진이지만 최고 출력은 265마력, 최대 토크는 35.7kg.m에 이른다. 제원표 상의 성능은 서킷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차량의 실제 성능에 비해 그립력이 다소 아쉬운 타이어를 장착한 순정 상태에서의 랩타임은 무려 1분35초74를 기록하며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서킷 랩타임 기록 5위에 올랐다.

1분35초 이하의 랩타임을 기록한 차들은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8000만∼1억원을 웃도는 고성능 차량들이다. 반면 시로코 R의 차량가격은 4890만원이다. 가격대비 고성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서킷주행과 스포츠주행을 즐긴다면 시로코 R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장거리 주행 시의 피곤함, 고속 주행 시 급격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실연비 등은 감내해야 한다. 또한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공간도 매우 좁아 실용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그러고서라도 세컨드 카로 반드시 소유하고 싶어지는 차가 바로 시로코 R이다. 전율이 일어날 만큼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느껴본다면 그 매력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50자평 “가격대비 성능비에서는 어떤 차에도 뒤지지 않는다. 5000만원 이하의 스포츠 쿠페 중 이만한 파워와 밸런스를 가진 차도 흔치 않다”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C라이센스 드라이버


사진제공|폭스바겐
사진제공|폭스바겐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8월21일 날씨: 맑음 온도: 영상 30도 서킷 테스트 시간: 오전 11시

■ 폭스바겐 시로코 R 주요 제원

배기량: 1984cc
연료: 가솔린
변속기: 듀얼클러치 적용 6단 DSG
연비: 11.2km/L(복합연비 기준)
최고출력: 265마력/6000rpm
최대 토크: 35.7kg.m/2500∼5000rpm
구동방식: 전륜구동
엔진: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2.0 TSI)
승차정원: 4인승
0-100km: 5.8초
가격: 4890만원(VAT 포함)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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