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없는 CJ, 그룹경영委 발족 ‘비상체제’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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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에 손경식 회장… 이미경-이채욱-이관훈-김철하 등 5인 구성

이재현 회장의 구속으로 총수의 부재라는 위기 상황을 맞은 CJ그룹이 손경식 공동회장을 주축으로 한 ‘그룹경영위원회’를 구성해 비상경영에 나선다.

CJ그룹은 2일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그룹 경영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그룹경영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룹경영위원회는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그룹의 중장기 발전 전략과 신뢰성 향상 방안, 사회 기여 방안 등을 논의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위원회가 발족함에 따라 검찰 수사 이후 중단됐던 해외 인수합병(M&A) 협상과 주요 투자 집행 계획 등이 속도를 내고, 계열사별로 책임경영 체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그룹경영위원회에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5명이 참여한다.

손 회장은 1995년부터 CJ그룹 회장을 맡아 왔다. 올해 74세인 ‘경영 원로’로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 수 있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수행하는 등 현 정부와의 관계가 원만한 점 등을 감안해 위원장을 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지만 현 시점에선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CJ그룹이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출신을 경영위원회에 골고루 참여시켜 경영에 안정을 꾀했다고 평가했다. 이채욱 부회장은 GE아시아 성장시장 총괄사장과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전문경영인이다. 이관훈 사장은 CJ헬로비전 대표, CJ미디어 대표 등을 거쳤고, 김철하 사장은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료 총괄부사장 등을 각각 지냈다. 물류·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바이오·생명공학 등 CJ그룹의 신(新)사업군별로 전문경영인이 1명씩 위원회에 참여하는 셈이다.

CJ그룹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사에서 손 회장 주재로 그룹경영위원회 위원과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이관훈 CJ㈜ 사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담화문을 통해 “이재현 회장이 그룹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며 “연초에 세운 경영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유영·김범석 기자 abc@donga.com
#이재현#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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