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섞어라” 금융복합점포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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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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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 시대 살아남기… 금융그룹 협업지점 늘려

신한금융투자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복합지점. 증권사와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가 한 지점에서 고객에게 자산관리를 해준다. 성과도 공유하는 점이 독특하다. 신한금융투자 제공
신한금융투자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복합지점. 증권사와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가 한 지점에서 고객에게 자산관리를 해준다. 성과도 공유하는 점이 독특하다. 신한금융투자 제공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대신그룹이 복합점포를 열었다. 1층에 대신저축은행이, 2층에 대신증권이 입점한 형태로, 대신증권이 계열사를 한 건물에 배치한 금융복합점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에 부산에서는 아예 증권사 내부로 은행이 들어왔다.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사하지점 안에 지점 내 지점(BIB) 형태로 문을 연 것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명동점에도 같은 형태의 지점을 열었다.

증권사와 은행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파는 금융상품만으로는 저금리 시대 수익을 확보하려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협업’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협업이 이뤄지는 은행·증권사 간에는 상대방의 실적도 자신의 실적으로 잡히도록 평가 시스템 자체를 개편한 곳도 있다. ‘내 손님 뺏길까’ 두려워서 정보 공유를 하지 않던 과거의 문턱을 없애고 있는 것.

이 같은 움직임은 주로 은행을 계열사로 가진 금융그룹의 증권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총 20개의 금융복합점포를 운용 중이다. 1층에 은행, 2층에 증권사가 있는 형태가 대부분으로, 아예 은행과 증권사가 같은 층에 있는 곳도 6곳에 이른다.

KB투자증권은 ‘부자 손님’이 주로 이용하는 프라이빗뱅킹(PB)센터까지 KB국민은행과 공유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총 11개, IBK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등은 각각 7개의 금융복합점포를 갖고 있다.

안석준 대신증권 금융주치의전략부 팀장은 “투자자 수요가 다양해지고 금융투자시장이 복잡해지며 증권사와 은행의 협업이 절실해졌다”며 “은행을 찾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금융투자서비스를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는 은행의 고객 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대중성이 높은 은행지점을 찾는 고객을 자연스레 확보해 영업의 활로를 뚫겠다는 것. 은행은 좀처럼 만족시키기 어려운 고객의 목표 수익률을 채울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 이자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주요 고객이 있다면 증권사를 통해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식이다.

신영석 우리투자증권 WM영업기획부 대리는 “고객에게는 한 번 지점을 방문하는 것만으로 은행과 증권의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고, 회사는 지점을 공유하며 임차료 등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복합점포가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성과 공유 시스템이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 고객이 신한금융투자에서 상품을 가입해도 은행 직원이 고과를 얻도록 해 불필요한 경쟁을 없앴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15개 복합점포를 운영 중이다.

김대호 신한금융투자 WM사업부 과장은 “은행과 협업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평가 시스템을 바꾸니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고객을 소개해준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신한금융투자#금융복합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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