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해 사상최대 20조원 투자한다

■ 설비-R&D 20% ↑… 전자 계열사는 30% 늘려

LG그룹은 올해 20조 원을 전자, 화학, 통신 등 주요 사업 분야에 투자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작년 16조8000억 원보다 3조2000억 원(19.1%) 늘어난 것으로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신규 채용도 지난해 수준인 1만5000명 규모를 유지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LG그룹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섬에 따라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그룹도 올해 투자를 작년보다 늘릴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시장을 선도하고, 국민 경제를 살리는 기업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 사업의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전년 대비 18.6% 늘어난 14조 원을, 차세대 선도사업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전년 대비 20% 늘어난 6조 원을 배정했다.

사업 분야별로 보면 전자사업에 대한 투자를 가장 많이 늘렸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은 지난해 10조3000억 원에서 30.0% 늘어난 13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반응 속도가 빠르고 해상도가 높은 저온폴리실리콘(LTPS), 산화물반도체(옥사이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대폭 확충한다. LG전자는 미래 성장동력 사업의 중추가 될 마곡, 평택 등의 산업단지 조성에 대규모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울트라 고화질(HD) TV, 휘는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등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가동한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 등 화학부문에서는 충북 오송의 바이오시밀러 생산기지 등에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3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 LG유플러스와 LG CNS 등 통신·서비스 부문에서는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 확대 등에 작년보다 1000억 원가량 늘어난 3조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를 지난해 47조8000억 원보다 일정 수준 늘려 사상 최대 투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일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투자는 될 수 있는 대로 늘리겠다”며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액인 14조1000억 원을 투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에 투자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반도체와 통신 등 주요 사업 분야의 투자 여건이 좋지 않지만 글로벌 성장에 초점을 맞춘 투자 확대 전략을 이달 중순쯤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석·이진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