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은 미래 먹거리… ‘정부 인증마크’로 세계시장 뚫는다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환경기술 배우자” 한국 물처리 관련기술을 시찰하기 위해 올여름 경기 부천시 굴포천 하수종말처리장을 방문한 개발도상국 환경산업체 관계자들. 한국은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환경기술에서도 개발도상국들의 롤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한국 환경기술 배우자” 한국 물처리 관련기술을 시찰하기 위해 올여름 경기 부천시 굴포천 하수종말처리장을 방문한 개발도상국 환경산업체 관계자들. 한국은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환경기술에서도 개발도상국들의 롤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배출가스 여과장치를 만드는 ㈜제이텍의 장두훈 대표는 근래 국내가 아닌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머물고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환경산업 시장의 중심이 빠르게 신흥공업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 인근의 한 발전소를 상대로 영업을 하던 장 대표는 중국 관리들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한국 정부가 귀사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증서만 가져오면 곧장 계약할 수 있다”는 것. 장 대표는 올 7월 환경부에서 획득한 ‘우수환경산업체(KLEC)’ 인증마크를 제출하는 것으로 70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이 추진하는 환경산업의 특성은 민간영역이 아닌 관(官)이 주도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한국 정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 수출에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환경산업기술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29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2012년 4500억 원이 넘는 환경산업 수출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산업의 범위 규정에 따라 통계의 오차가 있지만 지난해 환경산업기술원이 집계한 수출액수 3500억 원에 비해 20%가 넘는 성장세다. 국내 시장이 포화되자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선을 해외로 돌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환경산업이란 ‘물, 공기, 토양의 환경적 유해요인과 폐기물, 소음, 환경시스템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산업화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뒤따르는 환경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산업화를 완성한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국내 환경산업의 규모는 55조 원에 이를 정도로 확대됐지만 이제는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할 적기입니다.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뛰어난 환경산업 노하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시장을 뚫기 위한 새로운 제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업계는 국내 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함께 ‘우수환경산업체 인증’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너지효과를 내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환경시장은 2011년 8900억 달러(약 900조 원)에 이를 정도인데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을 중심으로 매년 9% 내외로 급성장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경제적 기술들이 어떻게 개발도상국들로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정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12년 ‘우수환경산업체 인증제도’를 신설하고 매년 10∼20여 개의 ‘대한민국 대표 환경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100여 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 이 가운데 10개 업체(대일이앤씨, 부강테크, 아름다운환경건설, 에이엔티21, 에코데이, 엔바이오컨스, 일신종합환경, 제이텍, 케이씨코트렐, 한라산업개발)가 ‘우수환경산업체’로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에는 인증서 이외에도 국내 및 해외마케팅, 경영컨설팅과 함께 2000만 원의 직접지원과 환경정책육성자금 금리감면 등의 간접지원이 이뤄진다. 시행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업체들은 “외국 정부나 공기업들의 시선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반응이다.

윤 원장은 “우수환경산업체 지정과 지원 제도는 환경알짜기업을 발굴하여 글로벌 환경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면서 “지정된 기업들이 매년 고도성장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대표환경전문기업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 우수환경산업체(KLEC) 인증 ::

Korea Leading Environ-mental Companies의 약자로 3만 개가 넘는 국내 환경산업 업체 가운데 단 1%(300개)에 해당하는 실적과 기술을 보유한 우수 기업을 선정해 금융과 기술지원을 통해 원활하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수환경산업체’ 인증은 획득일로부터 5년간 유지되며 재심사를 거쳐 갱신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홈페이지(www.keiti.re.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우수환경산업체#환경산업#㈜제이텍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