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벨로스터… 지붕뚫고 하이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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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LA오토쇼서 ‘컨버터블 버전’ 첫 공개

현대자동차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하는 ‘2012 LA 오토쇼’에서 콘셉트카 ‘벨로스터’의 컨버터블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사진은 ‘벨로스터 컨버터블’의 예상 모습을 외국의 한 자동차 전문매체가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린 것. 출처 테오필리우스친닷컴
현대자동차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하는 ‘2012 LA 오토쇼’에서 콘셉트카 ‘벨로스터’의 컨버터블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사진은 ‘벨로스터 컨버터블’의 예상 모습을 외국의 한 자동차 전문매체가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린 것. 출처 테오필리우스친닷컴
“이제 남은 건 컨버터블(지붕 개폐형 자동차)뿐이다.”

현대자동차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하는 ‘2012 LA 오토쇼’에서 ‘벨로스터’의 컨버터블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콘셉트카(자동차회사의 미래 개발 방향을 보여주는 쇼카)로 선보이는 이 차는 현대차가 실제로 생산하는 첫 컨버터블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세계 5위권 이내 자동차회사 중 유일하게 컨버터블 모델이 없다.

현대차가 컨버터블, 4륜구동 승용차, 고성능 스포츠카 등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차종 개발에 나선 것은 판매량뿐만 아니라 차종 구성에서도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현대차의 마지막 과제 ‘컨버터블’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고위관계자는 27일 “벨로스터 컨버터블의 생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벨로스터는 남양연구소에서 처음 개발 방향을 정했을 때부터 컨버터블 모델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며 “앞서 미국에서 출시된 벨로스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먼저 콘셉트카를 공개해 현지 반응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벨로스터는 2007년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HND-3’를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지난해 출시했다. 문짝을 운전석 쪽에 1개, 동승석 쪽에 2개를 두는 등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현대차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 구축을 위해 개발한 전략모델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컨버터블 개발을 타진해 왔다. 1995년 준중형차 ‘아반떼’를 기반으로 한 컨버터블 개발을 추진했지만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독일 조립업체인 카만과 함께 개발한 컨버터블 콘셉트카 ‘투스카니 CCS’를 선보인 적이 있지만 이 또한 시제품 단계에 머물렀다.

기아자동차도 1995년 서울모터쇼에서 ‘세피아 컨버터블’ 시제품을 내놨지만 생산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기아차는 1996년 컨버터블 ‘엘란’을 출시했지만 이는 영국 로터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한 차였다.

컨버터블은 단순히 지붕을 열고 닫게만 하는 게 아니라 차체 강도를 높여야 하고 전복사고에도 대비해야 하는 등 일반차보다 개발비가 많이 든다. 이러한 이유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르노, 푸조 등 외국 업체도 카만, 에드차, ASC, CTS 등 외부 전문 제작업체와 협력해 컨버터블의 초기 모델을 개발했다. 벨로스터 컨버터블의 지붕 개폐부분 개발은 미국의 한 업체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스포츠카 ‘제네시스 쿠페’부터 왜건(지붕이 트렁크 끝까지 이어진 적재공간을 넓힌 형태) ‘i40’까지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넓혀왔다. 또 최고출력 500마력 이상의 슈퍼급 자동차와 제네시스 4륜구동의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지만 컨버터블만은 아직까지 ‘미답의 영역’이었다. ‘비용에 비해 실익이 적다’는 내부의 반대에 번번이 부딪혔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5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전력을 쏟고 있는 만큼 이제는 컨버터블을 개발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LA오토쇼, 한미일 경쟁 치열할 듯

LA오토쇼는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되는 ‘북미국제오토쇼’보다 규모가 작지만 미국 시장을 주 무대로 삼는 글로벌 자동차회사에는 서부지역 소비자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일본 도요타와 혼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이번 모터쇼에서 다양한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싼타페’의 차체 길이를 늘린 모델(프로젝트명 NC)을 선보인다. 기아차는 준중형차 ‘K3’를 미국시장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기아차는 내년 초 이 차를 미국시장에 출시하고 쿠페(문짝이 2개인 스포츠형 자동차)와 해치백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주력 SUV ‘라브4’ 신형을 최초로 공개한다. 내년 초 출시돼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R’ 등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도 아반떼의 경쟁 모델인 ‘시빅’ 신형을 내놓는다. GM은 자회사인 한국GM이 개발한 경형 전기차 ‘스파크 EV’를 출품한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현대차#벨로스터#컴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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