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KAI 인수땐 사천에 1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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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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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반대로 예비실사 못하자 달래기 나서… “별도로 분리 운영” 구조조정 우려도 해명

“경남 사천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에 나선 대한항공이 25일 KAI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19일 부산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항공우주산업 시설인 제2 테크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KAI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가 반발하자 이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KAI 노조는 23일 “대한항공과 부산시의 테크센터 계획은 이중투자를 유발해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다”며 “부산 테크센터를 중심으로 민수사업을 운영하면 사천지역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산에 투자하는 금액과 비슷한 규모를 사천지역에 투자해 지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KAI에 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사천지역 중심의 국가 항공산업 도약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사천지역에 대한 투자는 KAI 인수에 대비해 이미 계획을 세워 놓은 것이어서 자금 조달은 문제가 없다”며 “KAI 노조가 제기하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덧붙였다.

KAI가 주로 방위산업 관련 제품을 생산해 항공기 구조물과 무인기 생산을 주력으로 삼는 부산 테크센터와 사업과 특성이 다른 만큼 상호 간 경쟁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대한항공의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KAI 인수에 성공하면 회사를 별도로 분리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2002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현대자동차가 양사를 별도 운영하는 것과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일각에서 대한항공이 인수 후 KAI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KAI 인수를 놓고 대한항공과 경쟁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측은 “인수업체가 결정된 이후에 사천 지역에 대한 정확한 투자 및 운영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은 KAI 노조의 반대로 인수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AI 노조는 20, 21일로 예정돼 있던 양측의 예비실사를 저지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대한항공의 적격성 여부 등을 재확인하기 위해 실사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은 실사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인수 절차를 주관하는 정책금융공사는 실사기간을 29일까지로 연장했으며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 달 3일 결정될 예정이다.

강홍구·이진석 기자 windup@donga.com
#대한한공#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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