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인터넷 서비스경쟁 하늘서 붙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 아시아나 3년내 도입 추진… 해외서도 빠르게 확산

11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인천으로 향하는 루프트한자 LH712편. 승객 290여 명을 태운 에어버스 A340-600 항공기가 고도 3만 피트(약 9km)에 오르고 순항 궤도에 진입하자 안전벨트 착용 사인이 꺼졌다.

“이제 노트북이나 휴대기기의 전원을 켜도 좋습니다.” 승무원의 안내 방송을 듣고 태블릿PC의 스위치를 켜자 독일 통신사인 도이체텔레콤의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고 루프트한자의 기내 인터넷 서비스인 ‘플라이넷’ 화면이 나타났다. 요금은 24시간에 19.95유로(약 2만7000원).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결제를 마치자 곧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장거리 비행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면 무료함을 달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내가 하늘 위의 사무실로 변한다. e메일로 업무 연락을 한 것은 물론 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송금도 가능했다. 메신저로 한국에 있는 친구와 무료 문자 대화도 했다.

승객들의 이용률이 높아지자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하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 기내 인터넷은 초창기 높은 비용과 낮은 품질로 외면을 받았지만 통신기술이 발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높아지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보급이 확산되며 보편화할 것으로 보인다.

○ 인공위성서 와이파이 신호받아

기내 인터넷은 인공위성을 이용한다. 지상에서 서비스업체가 와이파이 신호를 쏘아 올리면 위성이 이를 받아 항공기로 재전송하는 방식이다. 상용화된 것은 2000년. 보잉이 정보기술(IT) 자회사인 ‘커넥션 바이 보잉’을 설립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일부 항공사들이 보잉의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높은 비용에 비해 통신 품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용자 수도 적어 수익성이 악화되자 보잉은 관련 사업을 2006년 중단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무선 인터넷 이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부활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일본 파나소닉 에이비오닉스와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 통신업체 시타(SITA) 등이 공동 설립한 온에어(OnAir)가 있다.

루프트한자는 보잉의 사업 철수와 함께 서비스를 중단한 지 5년 만인 지난해부터 파나소닉과 손잡고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달 초부터는 인천과 독일 뮌헨, 프랑크푸르트를 잇는 노선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루프트한자는 현재 총 99대의 장거리노선 항공기에서 무선 인터넷을 지원한다.

델타항공,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 다른 대형 항공사들도 잇달아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북미 대형 항공사와 손잡고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내 인터넷 업체인 고고(Gogo)는 현재 항공기 1600여 대에 와이파이 시스템을 설치했다. 온에어는 개인용 제트기와 해운회사 하팍로이드의 크루즈선에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 국내 항공사도 도입 예정


8월 말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3000만 명을 넘어섰다. 기내 인터넷을 이용하려는 국내 승객의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부터 기내 인터넷 도입을 추진해 왔다. 설치비는 항공기 1대당 100만∼15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며 “2015년 도입하는 에어버스 A380부터 기내 인터넷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무선 인터넷#아시아나#대한항공#인공위성#와이파이#에이비오닉스#에어버스#온에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