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강한 기업]“신발 끈 매고 몸집 줄여 ‘더블딥’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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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약 꿈꾸는 ‘용감한 기업’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올해는 희망의 불빛을 볼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세계경제는 더블딥(경기 재침체)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신발 끈을 더욱 동여매고 있다. 몸집을 줄여 현금을 확보하는가 하면 도약을 위해 투자에 나선 ‘용감한’ 기업도 있다.

동양그룹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양리조트를 393억 원에 이마트에 팔았다. 하이트진로도 주류 수입업체인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지분 30%(약 700억 원)를 영국 위스키업체에 매각했다. 대한전선은 계열회사인 대한광통신 보유 지분(48%)을 272억 원에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기업이 부동산을 매각한 뒤 계속 사용하는 이른바 ‘세일 앤드 리스 백(Sale and Lease Back)’ 방식도 불황기에 나타난 새로운 흐름이다. 현대그룹은 8월 사옥을 2262억 원에 코람코자산운용에 넘긴 뒤 임차 형식으로 계속 사용하고 있다. 기업이 당장 현금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불황기를 견뎌 내고 새로운 투자에 나서기 위해선 ‘실탄’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기업 쪼개기’도 불황에 대비하는 기업경영의 한 단면이다.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기업분할을 공시한 기업은 코스피 9곳, 코스닥 8곳이다. GS칼텍스는 올 초에 GS에너지를 설립한 뒤 6월에는 가스와 전력, 자원개발, 녹색성장 사업을 넘겼다. GS칼텍스는 기존의 정유와 석유화학에 역량을 집중하고 GS에너지를 통해 신성장동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 중견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 애경유화 등도 투자 확대 및 독립경영 등을 위해 회사를 분할했다.

경기 침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지난해보다 축소된 현상은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공시된 신규 시설투자 금액은 6조12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20조7897억 원에 비해 70.5% 감소했다. 하지만 LG상사는 최근 자기자본의 20%에 가까운 2428억 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석탄광산 지분을 사들였다. 와인 및 카메라 등의 유통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자원개발에 나선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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