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 독버섯’이라며 5월부터 없앴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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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연대보증 넉달간 319건

금융당국이 올해 5월부터 자영업자가 돈을 빌릴 때 금융회사가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공언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연대보증 관행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광호 의원실(새누리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은행이 자영업자에게 빌려준 대출 중 319건은 연대보증인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대보증인은 473명이어서 건당 연대보증인 수는 1.48명이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114건으로 연대보증 대출이 가장 많았고 광주(60건), 수협(40건), 경남(34건) 등 지방 및 특수은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8건)과 SC은행(1건)만 연대보증이 남아 있었다.

법인기업에 대한 대출도 실제 경영자 1명만 연대보증을 설 수 있도록 제한됐지만 5∼8월 중 연대보증이 걸린 법인기업 대출은 6만4450건, 연대보증인은 6만7568명이었다. 건당 연대보증인 수가 1.04명으로 1명을 넘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명목상 사장인 ‘바지사장’이 있는 일부 업체에서 실제 경영자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운 것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도가 아주 낮거나 다중채무가 있어 대출자격이 없는 자영업자에게 대출해주다 보니 금융회사 담당자들이 연대보증인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검사 때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적절한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대보증은 금융회사들이 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도입했지만 연대보증을 선 가족, 친척 등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아 평소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금융의 독버섯’이라고 표현하며 근절의지를 밝힌 바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연대보증#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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