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붐… 가구도 아웃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김모 씨(69)는 약 5년 전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 단독주택을 지어 이사했다. 당시 정원에 놓을 가로등과 우체통, 바비큐 기계와 소파를 파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보고 디자인을 정한 뒤 경기 마석 가구공단에 제작을 맡겨야 했다.》

최근 이마트 성수점 아웃도어 퍼니처 매장을 찾은 김 씨는 “작년 미국 대형마트 타깃에서 아웃도어 퍼니처를 파는 것을 보고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으로 옮기거나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퍼니처’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든 퍼니처’로도 불리는 아웃도어 퍼니처는 테라스나 정원에서 사용하는 테이블과 파라솔, 가제보(간이정자), 벤치 등 가구를 통칭한다. 기존엔 고급 빌라나 외국 주택에서나 쓰는 제품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중산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청마루와 평상에서 자연을 즐기던 전통적인 삶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 마트에 들어온 아웃도어 퍼니처

최근까지 아웃도어 퍼니처는 일부 가구전문점이나 온라인몰에서 판매했다. 선우무역 영가구 엔가구 등이 전통적으로 중저가 아웃도어 퍼니처를 파는 회사들이다. 엔가구 관계자는 “요즘에는 하루에 문의전화가 30∼40통씩 걸려와 쉴 틈이 없다”며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 라탄(등나무)으로 만든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싼 인조라탄 그네가 특히 인기”라고 전했다. 이곳에서 라탄 그네는 40만∼50만 원인 반면 인조 그네는 3만∼4만 원 선이다.

일본 가구자재 회사인 다카쇼의 우승진 한국지사장은 “최근 2, 3년째 아웃도어 퍼니처 매출이 30∼40%씩 오르고 있다”며 “고급스러워 보이면서도 실용적인 소재의 가구가 인기를 끄는 것은 중산층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얀색 주물 소재의 2인용 테이블과 소파가 최근 인기”라며 “약 5년 전 유럽 트렌드가 요즘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 이마트는 지난달 139개 점포에 아웃도어 퍼니처 전용 매장을 열었다. 파라솔과 가든테이블, 의자 등 23개 품목을 시중 가구전문점보다 30∼50% 싸게 판다. 조승환 이마트 가구담당 바이어는 “누적 매출이 22억 원으로 13만8000원짜리 ‘보타닉 파라솔’은 수입물량의 70%가 2주 만에 팔리는 등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며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펜션이나 민박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대량 구매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주택과 야외활동 인기 때문

아웃도어 퍼니처의 인기는 단독주택 열풍과 맞물려 해석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단독주택지 매매 규모는 2008년 약 2900필지에서 지난해 약 6800필지로 3년 만에 130% 이상 늘었다. 단독주택 거래량도 2008년 11만118채에서 작년 12만1669채로 10.5% 증가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아파트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자 토지와 주택을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과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베이비부머’의 영향으로 파주 용인 등 교외 지역에 타운 하우스와 전원주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어는 “캠핑을 전문으로 즐기기 위해 고급 장비를 갖추는 사람이 늘어나고 펜션에서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된 것도 아웃도어 퍼니처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