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기업, 주주 생각만 하지말고…” ‘베네핏 기업’ 美서 각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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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친환경 경영 법적 보호

미국에서 ‘베네핏 기업(Benefit corporation)’이 각광받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베네핏 기업은 회사 이익과 공공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을 지향한다. 베네핏 기업으로 인증받으면 기업이 사회적 공익과 환경보호를 위해 주주 이익에 다소 반하는 결정을 내려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 노동자가 아닌 인건비가 다소 비싼 지역주민채용, 그리고 지역산물 이용 등이 이런 기업의 활동에 포함된다.

미국에서는 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한 기업 경영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아 경영자들은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채 이익만을 추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베네핏 기업은 정부나 NGO그룹보다 자본주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이 사회 문제해결의 주역으로 나설 수 있다는 착상에서 출발했다. 미국 내 베네핏 기업은 2008년 125개에서 지난해 말 503개까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베네핏 기업이 관련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주는 캘리포니아, 뉴욕 주를 포함해 총 7개 주에 이른다. 오리건, 조지아 주 등도 올해 도입을 추진하는 등 확산 추세다.

베네핏 기업이 되려면 사회적 공익실천을 위한 방침을 회사강령에 명기하고 이를 주 과세평가국(SDAT)에 제출해야 한다. 또 기업은 독립적 관리자를 통해 공익과 이익을 모두 충족했는지 연간 보고서를 작성해 주주 및 기업 외부에 알려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에도 베네핏 기업이 되려는 것은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한 기업 운영방침에 적합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광고나 문구를 액면 그대로 믿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지만 베네핏 기업 인증마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신뢰한다는 발표도 있다.

올 초 베네핏 기업으로 등록된 등산용품 전문업체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쿠리나르는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의 기업 패러다임은 5∼10년 후에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베네핏 기업을 미래형 기업모델이라고 강조했다.

:: 베네핏 기업(Benefit corporation) ::

주주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공익, 넓게는 환경 문제까지 고려하는 기업을 뜻한다. 일반 기업처럼 회사와 주주의 이익 추구를 위해 운영된다는 점은 같지만 동시에 기업 경영의 책임성, 투명성 등을 회사 운영방침에 명기하고 실천한다. 그런 점에서 취약계층에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과도 다른 개념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베네핏 기업#공공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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