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원 50% 시대 “한배 탄 사이” 차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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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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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은 장기간 배를 타는 선원들을 위한 ‘뉴스 클리핑’ 서비스에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뉴스 서비스를 포함시켰다. 뉴스 클리핑은 장기간 항해에 나서 국내 소식을 접하지 못하는 선원들을 위해 하루에 한 번씩 위성으로 당일 주요 뉴스를 정리해서 e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이 늘어난 데 따른 변화다. 외국인 선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국내 해운회사들의 선원 관리 시스템도 변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국적의 배에 외국인 선원이 타기 시작한 것은 1991년부터다. 초기에는 언어 장벽이 없는 중국동포가 주류를 이뤘지만 그 수는 많지 않았다. 현대상선은 “한국인 선원의 정년퇴직이 본격화한 2000년대부터 외국인 선원의 비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선원 2200여 명 가운데 한국인과 외국인의 수가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원의 국적으로는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출신이 많다.

선원은 항해, 엔진을 담당하는 사관(士官)과 기타 업무를 담당하는 부원(部員)으로 나뉘는데, 국내 해운회사의 선박에 탑승하는 부원은 대부분 외국인 선원이다. 국내 해운회사 소속이 아닌 현지 인력회사에서 파견된 인력인 탓에 외국인 선원의 임금은 한국인 선원의 25∼60% 선이지만 배 안에서의 대우는 동일하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1인당 부식비는 한국인과 외국인의 구분이 없이 동일하다”며 “말 그대로 ‘한배’를 타고 있기 때문에 모든 대우와 활동이 똑같고 배 안에서는 인종 차별도 없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도 균등하게 나누고, 여가시간엔 외국인 선원과 한국인 선원이 한데 어울려 탁구 등 운동을 즐긴다.

또 이슬람 신자 선원을 위해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식단을 짜는 것은 기본이고,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드려야 하는 이슬람 신자들을 위해 배 안에 기도실을 따로 마련하기도 한다. 임병노 현대상선 해무팀장은 “배 안의 식사를 책임지는 조리장은 부원인데, 최근 들어 외국인 조리장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며 “한국 요리에 서툴다 보니 오히려 한국인 선원들이 불편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3일 한진해운의 1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선박 ‘한진수호호’를 타고 4개월여의 출항을 떠난 배상표 3등 항해사는 “24시간 계속되는 항해는 선원들끼리 합심해야만 무사히 마칠 수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와 한국인 근로자의 차별이 가장 없는 사업장은 바로 선상(船上)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외국인 선원#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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