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노후준비 ‘변액연금보험’의 배신? 무턱대고 해지 말고 한번 더 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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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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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연맹-보험사 수익률 산출 방식·기준 달라 가입자 혼란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논란


《“변액연금보험이 든든한 노후 보장 상품이라고 해서 3년 넘게 매달 30만 원씩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대로 유지해야 하나요?”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에 의뢰해 조사한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발표 후 한 재테크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변액연금 수익률 발표 후 갈아타기를 해야 하는지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서는 금소연이 수익률을 왜곡했다며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금소연은 “수익률이 낮은 보험회사의 변명일 뿐”이라며 반박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변액연금보험을 둘러싼 핵심 논란을 정리했다.》

○ 수익률 기준은?

금소연은 매달 20만 원씩, 10년간 총 2400만 원을 보험료로 납입했다고 가정하고 수익률을 산출했다. 이렇게 하면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교보생명 ‘우리아이’ 변액연금보험은 2400만 원이 3375만 원으로 불어난다. 2400만 원이 3375만 원으로 불어난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데 이에 대한 수익률 계산법은 다르다.

교보생명은 9.03%라고 공시를 한 데 반해 금소연은 4.06%라고 산출했다. 금소연의 발표 뒤 생명보험협회에서는 4.06%는 계산이 틀렸고 금소연 방식으로 산출하면 6.64%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납입 원금과 불어난 돈은 같은데 수익률은 왜 3개가 나온 것일까.

금소연 방식은 총 납입 보험료가 2400만 원이므로 3375만 원을 2400만 원으로 나누면 총 수익률은 40.6%가 되고, 이를 가입 기간 10년으로 나누면 4.06%가 나온다고 계산했다. 교보생명에서 사용하는 산출 방식은 2가지가 금소연과 다르다. 우선 보험료에서 사업비로 쓴 돈을 빼고 펀드에 투자하는 돈을 기준으로 했다. 매달 내는 보험료 중에서 10% 정도를 사업비로 공제하기 때문에 펀드 투자금은 20만 원이 아니고 18만 원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변액연금은 시간이 갈수록 보험료 운용기간이 짧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서 수익률을 계산한다. 예를 들어 첫 달에 내는 보험료는 10년 동안 운용되지만 마지막 달에 내는 보험료는 실제 운용기간이 없다. 총 보험료의 10%에 해당하는 사업비를 제하고, 시간이 갈수록 운용 기간이 짧아지는 변액연금의 특성을 반영해서 계산하면 수익률이 9.03%가 나온다는 것이다.

한편 생보협회에서 계산한 6.64%는 가입자가 내는 돈 월 20만 원을 기준으로 하되 매달 납입되는 보험료의 실제 운용 기간에 수익률을 산정하는 적금식 이자 계산 방식을 사용해서 나온 것이다.

○ 10년 후 해약하면 원금도 못 받나

금소연은 매년 4%의 펀드 수익률을 올려도 10년 후에 해약하면 원금도 제대로 받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46개 상품 중 16개 상품이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나머지 상품의 환급금도 납부한 보험료를 겨우 되찾는 수준이라는 게 금소연의 주장이다. 변액연금보험의 사업비용이 과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사가 납부 보험료에서 공제하는 사업비는 평균 11.61%다. 보험료 1000만 원을 내면 116만1000원은 빼고 나머지 돈을 펀드에 투자한다는 뜻이다.

연 4% 수익률을 가정한 설계사 판매 상품을 10년 후 해지했을 때 환급률은 교보생명 ‘우리아이’ 변액연금이 104.5%로 가장 높았다. 1000만 원을 보험료로 냈을 때 1045만 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동부생명 ‘베스트플랜하이레벨’ 변액연금은 94.5%로 가장 낮았다.

물론 수익률이 올라가면 해지할 때 받는 돈이 많아진다. 우리아이 변액연금은 연 수익률을 8%로 가정하면 10년 후 환급률이 128.4%로 상승한다. 반대로 연 수익률을 0%로 가정하면 85.4%로 줄어든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변액연금의 펀드수익률을 연평균 4%로 가정해도 10년이 지나서 해약 환급금이 원금 수준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정확히 알고 가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생명보험업계는 10년 단위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연금보험의 본래 성격이 훼손된다고 반박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연금보험 사업비는 보험금 납부기간에만 내기 때문에 가장 많이 팔리는 10년 납부 상품은 만기가 지나면 수익률이 확 높아진다”며 “노후에 연금을 받는다는 점에서 10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이 상품의 장점이 묻히게 된다”고 반박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금융소비자연맹#변액연금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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