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 깜짝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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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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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업체와 벤처 공동설립… 친환경 에너지기업 변신 나서

2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중공업 사옥에서 이충동 현대중공업 부사장(오른쪽)이 존 시모네티매그너 이카 최고재무책임자와 ‘배터리 공동개발 조인트벤처 설립 서명식’에서 서명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2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중공업 사옥에서 이충동 현대중공업 부사장(오른쪽)이 존 시모네티매그너 이카 최고재무책임자와 ‘배터리 공동개발 조인트벤처 설립 서명식’에서 서명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다. 기존 조선·플랜트·기계 사업에 이어 그린에너지사업을 향후 그룹의 핵심 역량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은 2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캐나다 전기차 부품업체인 매그너이카와 ‘배터리 공동개발 조인트벤처 설립 서명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매그너 이카는 캐나다의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인 매그너그룹의 전기차 부품 개발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현대중공업과 매그너는 공동 연구개발(R&D)과 양산을 위해 2억 달러(약 2250억 원)를 4 대 6의 비율로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명은 두 회사의 영문 철자 2개씩을 따 ‘마히이셀(MAHY E-Cell)’이라고 지었다.

두 회사는 이르면 2014년 매그너 본사가 위치한 캐나다 온타리오에 대규모 양산시설을 갖추고 연간 1만 팩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매그너는 이미 지난해부터 온타리오에 파일럿플랜트를 갖추고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유럽과 미주에 모두 8개의 공장을 세워 2018년 40만 팩, 2020년 80만 팩으로 생산규모를 늘려 나가 2020년에는 북미와 유럽 전역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0%를 점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대중공업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은 관련 업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깜짝 선언’이었다.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상당 부분 겹친다. LG화학은 이날 현대중공업의 사업 진출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현황 파악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당시 프랭크 스트로나흐 매그너그룹 회장이 직접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아산 정주영 기념관을 둘러보기도 했다”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크게 감명을 받은 스트로나흐 회장이 현대중공업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기존 사업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핵심인 전력저장장치는 현대중공업이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태양광 풍력사업과 아주 밀접하다는 것. 전력저장장치란 생산된 전력을 미리 저장해 날씨에 따라 유동적인 전력소비량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다.

현대중공업의 그린에너지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충동 부사장은 “유럽 및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전력저장장치 사업도 적극 추진해 글로벌 친환경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현대중공업#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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