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해법은 신재생에너지-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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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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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미래 심포지엄서 前 IAEA사무총장 등 주장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과 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의장이 “인구증가와 산업화에 따른 환경파괴, 에너지 빈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원자력안전협의회 주최로 열린 ‘2012 에너지 미래 심포지엄’에 참석해 전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른 환경파괴의 실체를 집중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 화석연료 재앙 저개발국에 집중


주제발표에 나선 파차우리 의장은 “세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 상태라면 온실가스 증가로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1.8∼4도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20억∼30억 명이 석유와 석탄 같은 바이오매스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 50년간 지구 온난화가 급격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70∼2004년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은 80%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지구의 환경위기는 이미 본격화됐다. IPCC에 따르면 20세기 들어 지구 평균기온이 0.74도가량 높아졌는데, 특히 지난 50년간 기온 상승률은 100년간에 비해 2배가량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21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1.1도에서 최대 6.4도까지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는 것이다.

평균기온 상승으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지난 100년간 해수면은 평균 17cm가량 올라갔다. 파차우리 의장은 “몰디브 등 섬으로 이뤄진 국가들은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며 “설사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더라도 이 국가들은 태풍이 일어날 때마다 훨씬 큰 수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저개발국일수록 이 같은 환경위기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파차우리 의장은 “개도국 내 소외계층일수록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다”며 “이로 인해 1970∼2008년 자연재해로 사망한 사람들의 무려 95%가 개도국에 집중됐다”고 했다.

파차우리 의장은 “지구환경을 안정화하려면 에너지 산업이 가장 큰 기여를 할 필요가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수요와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현실적 해결책은 원전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지구 환경위기와 에너지 빈곤을 모두 해결하려면 현실적으로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에너지 사용의 미래를 예측할 때 가장 확실한 점은 몇십 년간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고 화석연료는 결국 고갈될 것이라는 사실”이라며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 명까지 늘면 단기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일한 수단은 원자력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전 활용 측면에서 한국이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한국은 전체 발전량의 3분의 1을 원자로 23기가 책임지고 있으며 최근 200억 달러에 이르는 아랍에미리트 수출계약까지 따냈다”면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룬 비결은 한국이 원전을 중심으로 적절한 에너지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원전의 안전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11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을 맞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후쿠시마 비극의 원인 중 하나는 일본 정부와 원자력 산업이 너무 밀착되면서 핵 관련 규제가 미약한 것이었다”며 “각국 원자력 당국이 원전시설과 핵물질을 강도 높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사태로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국제적으로 높아졌지만 현실적으로 원전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전 세계 30개국에서 437기의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다”며 “핵물질 관리만 잘된다면 원자력은 향후 몇십 년 동안 세계 에너지 믹스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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