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CEO를 위한 지혜]오늘 만날 친구, 웃음만 나눌까 고통도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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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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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연일 모임과 술자리가 이어진다. 같은 학교를 나온 친구, 함께 일하는 동료, 이런저런 이해관계로 얽힌 사람들. 인생을 살면서 함께 협력해야 하고 만나야 하는 피할 수 없는 관계망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친구라고 부른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천 잔 술도 맛있다(酒逢知己千鍾少)’는 속담이 있다. 나를 알아주는 지기(知己)와 함께하는 술자리는 기분 좋게 취할 수 있고 술도 맛있게 잘 들어간다는 의미다. 반면에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만나 술을 같이 마시면 한잔 술도 쓰다. 아무리 좋은 곳에서 비싼 술과 안주를 먹더라도 술맛이 나지 않는다.

친구를 뜻하는 단어는 고전에 많이 나온다. ‘나의 소리(삶)를 알아준다’는 뜻의 지음(知音)이나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라는 지기가 친구라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말들이다. 이 밖에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동지(同志)’, 같은 소리를 가진 사람을 말하는 ‘동성(同聲)’, 같은 기운을 가진 사람인 ‘동기(同氣)’ 등 친구를 의미하는 단어는 다양하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은 친구를 두 가지 유형으로 정의하고 있다. 바로 ‘주식형제(酒食兄弟)’와 ‘급난지붕(急難之朋)’이다. 주식형제는 말 그대로 ‘술 마시고 밥 먹을 때 형 동생 하는 친구’라는 뜻이다. ‘주식형제천개유(酒食兄弟千個有)! 술 마시고 밥 먹을 때 형 동생 하는 친구들이 천 명이나 있다.’ 술 마시고 밥 먹을 때는 좋을 때다. 사업도 잘되고 승승장구한다. 형 동생 하며 친구하자고 사람들이 줄을 선다. 좋을 때이니 평생 함께하자고 굳은 맹세를 한다. 때로는 의형제도 맺고 폭탄주로 재차 확인까지 들어간다.

주식형제는 힘들고 어려울 때 참모습이 나온다. 막상 급하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평소 내 앞에서 잘하던 사람이 안면박대(顔面薄待)를 하거나 심지어 나를 궁지에 모는 일도 있다. 그때 실망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급난지붕은 급하고 어려울 때 나와 함께 있어 주는 친구다. 막상 어려운 일을 겪고 보면 급난지붕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절감한다. 급난지붕을 사귀려면 나이(長). 지위(貴), 관계(兄弟)를 떠나 속을 터놓고 교류하며 마음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서 사귄 친구가 비로소 급난지붕이 된다.

세상을 살며 겪는 우환(憂患)과 환난(患難) 속에서 내게 손을 내밀어 위로하고 고통을 나눠줄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난초를 가까이 하면 난초 향기가 내 몸에 스며들듯이 좋은 친구와 인생을 함께하면 나도 좋은 사람으로 변한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친구들을 만나면 자신도 날마다 발전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술 좋아하고 노는 것을 즐기며 허송세월을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나도 모르게 인생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박재희 철학박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박재희 철학박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날이 추워봐야 소나무, 잣나무가 추운 겨울에 시들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힘들고 어려워봐야 진정한 친구도 알 수 있다. 신년회 일정으로 빡빡한 요즘, 오늘 저녁 만남이 주식형제를 만나는 건지 급난지붕을 만나는 건지 한번쯤 돌이켜봐야 할 것 같다.

박재희 철학박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6호(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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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포럼2011’ 총정리

▼ Special Report


세계적인 경영전략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FSG 대표가 최근 제시한 ‘공유가치 창출(CSV)’ 개념이 자본주의 위기의 돌파구를 열어줄 ‘빅 아이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12월 6일에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에서는 기업이 자체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공동체에 대한 기업의 역할도 다하는 CSV 개념과 실행방법론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포터 교수의 기조연설, 패널 토론, 토크콘서트와 크레이머 대표의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CSV를 적용하고 있는 GE, IBM, 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 발표 내용을 소개한다.

의사결정에 최적인 전략틀은?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5대 경쟁요인 분석, 포트폴리오 점검, 핵심 역량 분석, 이익풀 검토, 경쟁환경 분석…. 관리자들은 의사결정을 위해 다양한 전략적 틀을 활용한다. 하지만 과연 어떤 전략적 틀이 적합한 것일까. 그리고 언제 그 전략을 활용해야 할까. 시기별로 수십 개의 업계 선두 기업이 직면한 중요한 전략적 선택을 분석해 보면 서로 다른 전략적 틀의 논리가 입지 전략, 활용 전략, 기회 전략 등 3개의 원형으로 나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자사가 당면한 주위 환경, 현재 보유 중인 자원, 지금까지 구축해온 관계 등에 따라 가장 적절한 전략 틀을 선택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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