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 IB들 전망 “北위기에도 내년 한국 실물경제 꿋꿋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단기적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지만 실물 경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낙관했다.

2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IB들은 김 위원장 사망으로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김정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젊은 나이와 짧은 권력승계 기간, 정권 내 군부세력 확대 등이 북한 관련 불확실성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SC) 역시 “김정은의 취약한 권력체제를 고려하면 북한이 향후 6자회담이나 한국,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에 남북 관계가 개선될 소지는 작다”고 내다봤다.

영국 경제정보평가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과 옥스퍼드 애널리티카 등도 김정은의 전면 등장이 ‘북한 대외관계 악화’ ‘군사적 긴장의 서막’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군사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전통적인 우방관계가 견고해지는 상황에서 국지적인 무력도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견해다.

하지만 IB들은 한반도의 안보 불안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옥스퍼드 애널리티카는 “권력승계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까지 원화가 약세 기조를 띠겠지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도 “국제신용평가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는 한 북한 관련 위험이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노무라와 다이와증권 등 일본 IB들은 “오히려 북한 관련 변동성은 주식 매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한편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이달 20일까지 세계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부도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지표)은 이탈리아 최대은행 우니크레디트 은행 192%,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 148% 등으로 크게 상승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미국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각각 163%, 152% 치솟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대형 은행들은 하나은행 66%, 국민은행 70% 등으로 지난해보다 60∼70% 오르는 데 그쳤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