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한국형 헤지펀드시장 5년후 최대 24조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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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硏, 출범 앞두고 전망 보고서… “고액투자자 참여가 성패 좌우”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헤지펀드 도입 5년 뒤인 2016년에는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최대 24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자본시장연구원은 ‘한국형 헤지펀드의 미래와 영향’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통해 헤지펀드가 기존 일반 공모·사모펀드와 유사한 방향으로 성장한다는 전제 아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2016년 10조∼24조 원, 2021년에는 23조∼59조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고액투자자’들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재칠 펀드·연금실장은 “외국인들한테 자금을 유치하기는 당분간 어렵다”면서 “연기금도 시장 형성 초기에는 적극적인 투자가 불투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는 순자산을 기준으로 상위 1% 정도”라며 “최상위 소득계층도 부동산과 안전자산을 많이 선호해 헤지펀드에 투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초기에 헤지펀드에 투자한 극소수의 개인 고액자산가들이 기대를 충족하는 수익률을 거두느냐가 헤지펀드의 정착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얘기다.

김 실장은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가들은 분산투자 차원에서 헤지펀드에 관심이 많다”며 “고액자산가를 통해 좋은 투자 실적이 쌓이면 장기적으로는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시장은 기반이 잘 갖춰지지 못했고 진입장벽이 높아 외국인들이 헤지펀드를 직접 설정하기 어렵지만 국내 헤지펀드 운용업자들이 실적을 어느 정도 축적하면 외국인 자금을 유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으로 금융투자업계의 양극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김 실장은 “증권업계는 프라임브로커 업무 영위 여부에 따라 투자은행(IB)으로의 변모를 모색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업체 간 양극화 내지는 시장 집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운용업계 역시 헤지펀드 운용 여부에 따라 업무영역, 고객군, 인력, 운용기법 등 여러 측면에서 양극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에의 쏠림 가능성은 경계했다. 김 실장은 “헤지펀드 운용에 고급 운용인력을 집중 배치하거나 과도하게 수익률 마케팅을 펼칠 경우 일반 공·사모 펀드 투자자들이 헤지펀드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커질 수도 있지만 자문형 랩 열풍에서 보았듯 일종의 ‘쏠림 현상’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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