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정보공유망 넓혀 ‘벤처쇼크’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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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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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놀랐다.”

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트위스트’의 한국 피칭(1분 안에 자신의 사업계획을 압축해 설명하는 것)대회에 참석한 미국 트위터 본사의 엔지니어는 1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날 트위터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설명회를 열면서 국내 청년 벤처 창업자들의 피칭을 듣고 현장에서 평가했다.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스타들의 트위터 계정을 알려주고 실시간으로 각국 팬들의 모국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 등을 지켜보면서 이들은 “한국 벤처기업의 미래는 밝다”고 입을 모았다.

▶본보 18일자 A13면 참조
A13면 ‘트위터’를 놀라게 하는데 1분이면 충분했다


사실 국내 벤처기업계는 이른바 ‘아이폰 쇼크’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왕년의 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외환위기에 이은 벤처거품 붕괴로 2000년 이후 청년창업이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20, 30대 청년층의 비중은 2000년 54%에서 2008년 12%로 급감했다. 창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더 선호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청년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등 관련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이들의 벤처 창업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날 피칭대회에 참가한 젊은 CEO들은 “정부가 스타트업들의 네트워크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창업에 나서는 만큼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선배 벤처 CEO에게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상운 산업부 기자
김상운 산업부 기자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최근 국내에서 벤처기업을 차린 최정우 GPON 대표는 “미국에선 대학 차원에서도 수많은 창업 네트워크가 조직돼 있어 서로 부족한 점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달 8일 한국을 찾은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우리 정부와 함께 ‘구글 스타트업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장비를 지원해 한국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직접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우리 정부와 산업계도 토종 스타트업들의 활력을 키우는 데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김상운 산업부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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