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LTE망도 안깔아놓고 가입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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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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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자 김모 씨(36)가 본인이 겪은 일을 알려왔다. 광주에 사는데 최근 휴대전화를 사려고 SK텔레콤 대리점을 찾았더니 매장 직원이 “3세대(3G)보다 더 빠르게 인터넷을 할 수 있다”며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권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통신사 대리점에서야 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광주라면 사정이 다르다. SK텔레콤은 현재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광주에서 LTE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현재 LTE 서비스를 하고 있는 통신사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두 곳이다. SK텔레콤은 서울에서만, LG유플러스는 서울과 수도권, 전국 6개 광역시에서만 LTE를 서비스한다. SK텔레콤은 내년 1월이 돼야 6개 광역시와 주요 28개 도시에 LTE 통신망을 깔 수 있다고 하고, 전국 서비스는 아예 2013년까지 미뤄놓았다. LG유플러스는 내년 7월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몇 달 남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들은 서비스가 되지 않는 지방에서도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문제는 지방에서 LTE에 가입하면 값비싼 LTE 요금을 내고도 이보다 한참 속도가 떨어지는 3G망을 써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나마 처음부터 3G 요금제에 가입하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하지만 LTE 요금제에 가입하면 더 나은 서비스를 받기는커녕 데이터 통화량만 제한된다.

송인광 산업부 기자
송인광 산업부 기자
예컨대 3G 사용자가 많이 가입하는 요금제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5만5000원 요금제다. LTE에서 비슷한 수준의 요금은 52요금제로 기본료가 5만2000원이지만 SK텔레콤의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데이터를 1.2GB(기가바이트)밖에 쓸 수 없다. LTE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쓰려면 최소 월 7만1000원을 내야 한다. 지방에서는 LTE 대신 3G에 가입하는 게 훨씬 이익인 셈이다.

통신사들은 최근 연일 경쟁사보다 자사의 LTE 서비스가 뛰어나다며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전국에 제대로 된 통신망부터 까는 게 어떨까.

송인광 산업부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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