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모든 고객에 무조건 할인… 無포인트 카드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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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제로카드’ 14일 출시가맹점 따라 0.7∼1.2% 깎아줘

요즘 웬만하면 신용카드 서너 장은 갖고 다닌다. 카드나 가맹점에 따라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율이 다르기 때문에 혜택이나 조건을 꼼꼼히 살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현대카드가 모든 가맹점에서 조건 없이 할인해주는 카드를 선보여 기존 카드 사용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무조건 할인해주면 포인트를 쌓을 필요도, 특정 혜택을 받기 위해 카드를 여러 장 발급받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이용실적과 상관없이 결제할 때마다 전 가맹점에서 0.7%, 편의점이나 대중교통 등 특정 가맹점에서는 1.2%까지 할인해주는 ‘제로(zero)카드’를 14일부터 발매한다. 회사 측은 “제로카드는 사용설명서가 필요 없다”며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율에 신경 쓸 것 없이 모든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신개념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신용카드는 포인트 적립과 할인으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특정 가맹점에서만 혜택을 받는다. 또 포인트를 쌓더라도 일정액을 넘어야 현금처럼 쓸 수 있거나 정해진 곳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제로카드는 모든 제약 조건을 버리고 카드를 단순화했다. 가맹점 구분 없이 신용카드를 받는 곳이라면 할인해주는 방식을 택한 것. 또 카드 사용실적과 상관없이 모든 회원에게 혜택을 준다. 그 대신 포인트 적립이나 영화 할인 같은 혜택을 없애는 ‘역발상’을 선택했다. 포인트 적립이 대세인 기존 카드시장에 ‘무조건 할인’이라는 화두를 던진 셈이다. 2003년 포인트에 특화된 ‘M카드’를 시작으로 VVIP용 ‘블랙카드’ 등 히트작을 내놓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1년여간 준비한 야심작이라 다른 카드사들은 제로카드가 성공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마케팅 비용. 카드업계는 제로카드가 회원의 모든 결제금액을 할인해주고, 2∼3개월 무이자 할부에 대한 이자 비용도 전부 카드사 부담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 측은 “포인트 적립 부담이 줄고 영화나 음식점에서 주는 특별 할인이 없는 만큼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은 “약관 심사를 거친 만큼 상품 자체에 불공정 소지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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