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이래서 K5·쏘나타 위협할 수 있을까?

  • Array
  • 입력 2011년 10월 24일 12시 28분


코멘트
북미시장에서 지난 40여 년간 ‘패밀리 세단의 왕자’로 군림해온 한국지엠의 말리부가 세계시장 공략을 앞두고 한국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말리부는 다음달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세계 100여 개국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쉐보레의 첫 글로벌 중형차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 사장은 “신형 말리부는 8세대로 매력적인 스타일과 안락한 실내 공간, 탁월한 핸들링,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두루 겸비한 차”라고 소개했다.

지난 주말 경남 창원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말리부를 직접 타고 70여km를 주행했다. 약 1시간30분간 고속도로와 국도, 꽉 막힌 도심을 차례로 경험했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2.0 LTZ모델로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18.8 kg.m(4600rpm)의 힘을 낸다. 연비는 12.4km/ℓ.

말리부 디자인은 쉐보레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카마로(Camaro)와 콜벳(Corvette)에서 영감을 얻었다. 직접 살펴본 외관은 패밀리 세단다운 안정감에 스포츠카의 역동적인 볼륨감이 느껴졌다. 카마로 느낌의 사각형 듀얼 테일 램프와 웅장한 포트그릴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부는 장시간 주행에도 편안함을 느끼도록 꾸미는데 중점을 뒀다. 항공기 조종석처럼 운전석과 조수석이 각각의 공간으로 분리되면서도 일체감을 주는 ‘듀얼 콕픽(Dual Cockpit)’이 적용됐다. 경쟁차보다 내부가 전체적으로 좁아 보이는 느낌에 대해 한국지엠은 안락함을 위해 시트 크기를 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마트키로 시동을 걸고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았다. 엔진소리는 조용했고 튀어나가는 가속감은 아니지만 묵직하게 움직였다.

고속도로에 올라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순간 RPM은 급격히 높아졌지만 가속은 더뎠다. 힘이 부쳐 반 박자 늦게 속도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한국지엠은 급한 가감속 보다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속 100km를 넘어서도 오차 없이 정교한 핸들링과 실내 정숙성은 돋보였다. 140km/h의 고속에서도 옆 사람과 조용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실내는 정숙했다. 흡·차음재에 소음 저감형 사이드미러, 차음 유리창, 흡음 패드 등을 적용해 소음에 신경 썼다는 설명이 이해됐다.

전자식주행전정제어장치(ESC)는 커브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차체를 잘 제어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니 경고음이 울렸다.

전체적으로 다소 굼뜬 느낌의 가속감은 실망스러웠다. 기어 노브 꼭대기에 버튼 식으로 적용한 ‘토글 시프트’ 버튼도 사용하기 불편했다. 비용 때문에 스티어링 휠로 못 옮긴다면 차라리 토글 시프트를 없애야했다. 장시간 이 버튼으로 수동모드(M) 이용하면 어깨가 결릴 듯하다.

판매 가격은 2.0 가솔린 모델(자동변속기)의 경우 ▲LS 2185만원 ▲LT 2516만원 ▲LTZ 2821만원이다. 2.4 가솔린 모델(자동변속기)은 3172만원.

부산=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