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하나 이어 KB-신한금융 최대주주로

  • 동아일보

“금융지주사에 사외이사 보내 경영 감시”… 전광우 이사장 밝혀

국민연금이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 자산규모 2위인 KB금융지주와 3위인 신한금융지주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두 금융지주에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등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하나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이고, 자산 1위인 우리금융지주의 2대 주주이기도 하지만 지금껏 사외이사를 파견한 적이 없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결정함에 따라 국내 은행권의 지배구조와 경영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최대 주주가 된 만큼 사외이사 파견은 1대 주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라며 “2대 주주인 외국계 투자자는 사외이사를 파견하는데 최대 주주가 사외이사를 파견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종전 최대 주주였던 BNP파리바는 2002년 3월부터 사외이사 1명을 파견해 왔으며, KB금융에도 2002년 12월부터 ING은행 사외이사가 파견돼 있다. 전 이사장은 “가장 바람직한 것은 금융지주사들이 국민연금에 사외이사 추천을 요청해 오면 국민연금이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이 문제를 금융지주사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과 내년 초에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선임과 파견이 은행권의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서는 “주주권 행사의 대상과 범위, 절차 등을 명확히 정하면 (일각에서 지적하는) 관치금융이나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은행주들의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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