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경쟁서 또 한걸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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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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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28개 규모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 라인 가동…
20나노급 D램도 세계 첫 양산… 日-대만 추격 뿌리쳐

“혼신 노력 감사” 임직원 격려 이건희 회장이 22일 경기 삼성전자 반도체 나노시티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플래시 양산’ 행사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더욱 거세질 반도체업계 태풍에 대비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제공
“혼신 노력 감사” 임직원 격려 이건희 회장이 22일 경기 삼성전자 반도체 나노시티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플래시 양산’ 행사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더욱 거세질 반도체업계 태풍에 대비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또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 양산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2일 경기 화성시 나노시티 캠퍼스에서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플래시 양산’ 기념식을 열고 메모리 반도체 16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착공해 1년 3개월 만에 가동에 들어간 메모리 16라인은 반도체 제조공장의 라인 면적만 약 19만8000m²(6만 평)인 12층 건물로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양산한다. 축구장 28개 규모의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는 16라인에서 이달부터 20나노급 고속 낸드 플래시를 12인치 웨이퍼(원판) 기준 월 1만 장 이상 생산하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16라인에서 처음 생산된 반도체 웨이퍼를 전달받은 뒤 “반도체 업계에 몰아치는 거센 파도 속에서도 메모리 16라인의 성공적 가동과 세계 최초 20나노급 D램 양산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임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은 “많은 직원의 노력으로 기술 리더십을 지킬 수 있었지만 앞으로 더욱 거세질 반도체 업계발(發) 태풍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20나노급 공정은 반도체 회로선폭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4000분의 1 정도로 좁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회로선폭이 좁을수록 반도체 칩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칩 크기가 줄어들면 하나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수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이번 20나노급 DDR3 D램은 지난해 7월 선보인 30나노급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 이와 함께 생산성은 약 50% 높이고 소비전력은 40% 이상 줄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20나노급 4Gb(기가비트) DDR3 D램 기반의 대용량 제품을 개발하고 내년 이후에는 4∼32GB(기가바이트)급의 다양한 모듈 제품군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장이 ‘거센 파도’라고 언급할 만큼 최근 반도체 산업은 D램 가격이 폭락하며 업계의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가 올해 5월 20나노급 D램을 7월까지 양산하겠다고 발표하자 한국이 반도체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엘피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결국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개발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업계 2위인 하이닉스는 20나노급 D램을 올해 말 개발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만약 앞으로도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일본, 대만 업체들은 버티기 힘들겠지만 원가를 절감한 삼성전자는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된다”며 “수요가 개선돼 가격이 다시 오른다면 영업이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앞으로의 과제는 이 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새로 닥칠 태풍에 대비하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에 10나노급 D램이 생산되면 이제 실리콘 기반 반도체 기술은 한계에 이르게 된다”며 “이때를 대비해 신물질 차세대 반도체 개발 등을 준비하라는 것이 이 회장의 뜻”이라고 전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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