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풍요로운 계절따라 ‘농산물 펀드’도 무르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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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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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식시장 불안 속 농산물값 지속상승
주식형펀드 대안으로 농산물 펀드 주목을


어느새 서늘한 바람이 분다. 한여름 따갑게 내리쬐는 땡볕 아래서 땀 흘려 길러낸 농산물들을 수확해야 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해 동안의 투자성과를 둘러보고 수익률 갈무리를 차차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연초 이래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애를 바싹바싹 태우는 동안에도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곡물처럼 묵묵히 양호한 수익률을 일구어온 펀드가 있다. 바로 ‘농산물 펀드’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기 불안 등으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시기에 농산물은 대안투자의 하나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연초 이후 국제 옥수수, 대두 가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국내에 설정된 농산물 펀드들의 수익률도 꾸준히 선방 중이다.


○수확기 농산물 펀드 수익률도 좋아

글로벌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농산물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작황 부진, 신흥국에서의 수요 증가 등이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해주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농산물인 옥수수 선물 가격은 최근 한 달간 7%가량 상승했다. 연초 이후로도 18%나 뛰었다. 이처럼 농산물 가격 상승과 함께 농산물 펀드의 수익률도 함께 선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주식형 펀드 성과가 요즘처럼 부진한 시기에 대안 투자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만날 수 있는 농산물 펀드는 현재 모두 44개다. 설정액은 3155억 원으로 많지 않은 편이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8%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 ―14.19%를 훨씬 웃돌았다. 1개월 수익률은 2.92%다. 유형별 펀드 중에 1개월 수익률 플러스를 기록한 펀드는 금 펀드(4.37%), 럭셔리(2.70%), 원자재 펀드(0.52%) 정도에 불과했다. 장기성과에서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지켜냈다. 1년 수익률 19.55%, 2년 수익률 41.61%를 올렸다.

개별 펀드들의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A’는 연초 이후 8.73%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최근 폭락장에서도 2.10%의 수익을 내는 등 양호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농산물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종류B’도 좋은 성적을 냈다. 밀, 콩, 귀리, 팥, 옥수수 등 곡물 투자에 57.31%의 비중을 두고 있는 로저스 국제상품 인덱스(RICI)지수를 추종하는 이 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6.36%. 최근 폭락장에서는 3.49%의 수익을 냈다. 일반 펀드 외에 상장지수펀드(ETF)로도 농산물에 일정부분 투자할 수 있다. 관련 상품으로는 미래에셋맵스TIGER농산물ETF, 삼성KODEX콩선물ETF 등이 있다.


○농산물 투자매력 앞으로도 높아

전문가들은 농산물 펀드의 투자 매력도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옥수수, 대두 가격은 최근 1년간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농산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바이오에너지 산업 성장 등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펀드리서치 팀장은 “농산물 펀드는 최근 8월 급락장세에 수익률을 선방한 펀드 중 하나”라며 “아시아 중산층 증가에 따른 농산물 소비 증가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고 공급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경작지 축소 현상,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작황 부진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농산물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도 농산물을 투자대상으로 삼는 것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농산물 펀드는 어디까지나 원유, 금과 더불어 대안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기후적 변화에 민감한 특성 때문에 업황에 따라 가격변동성이 높고 특정 테마에 국한된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 규모를 갖춘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포트폴리오 편입 대상으로 삼는 것이 좋다. 또 농산물 가격에 따라 펀드 수익률 변동이 높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전망이 긍정적이더라도 전체 투자자산의 10∼2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펀드가 주요 농산물 등으로 구성된 ‘로저스 국제상품지수’를 벤치마크로 추종하기 때문에 지수 변동 추이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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