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맞는 최삼규 건설협회장 “건설업 새시장 찾아야… SOC-주택공사론 미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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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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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협회 제공
대한건설협회 제공
“기존의 사회기반시설(SOC) 공사나 주택건설에만 의존하면 건설업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앞으로 건설업계가 먹고살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야죠.”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72·사진)은 취임 6개월을 사흘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침체에 빠진 건설업을 살릴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의 주력 사업이던 대규모 토목공사나 주택건설이 아닌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활로를 찾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협회는 9월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협회장 산하 직속 기구로 미래성장위원회(가칭)를 발족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그린에너지·바이오·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건설업계가 주력할 새로운 사업영역을 모색하고 건설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최 회장은 “경제가 발전하고 새로운 산업이 부각될수록 그에 걸맞은 건설투자가 요구된다”면서 “위원회에서 나온 마스터플랜이 정부정책에 반영되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2일 건협 25대 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그동안 전국 16개 시도 지회를 방문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했다. 그는 지난 6개월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건설업계가 어렵다고 해도 설마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면서 “공사물량이 2007년 이후 계속 줄어들면서 최근 1년간 계약을 1건도 못한 지방 건설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7년 127조9000억 원이던 수주 물량은 지난해 103조2000억 원으로 떨어졌고 올 상반기 수주액도 전년 대비 1.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대강 사업이 끝나면서 올 상반기 공공공사 물량은 지난해보다 30%가량 감소했고, 하반기에도 정부의 공공건설 물량 예산 축소와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이런 이유로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철회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정부가 해결할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부는 예산 절감을 위해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를 현재 300억 원 이상에서 100억 원 이상 공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주로 중소 건설업체가 수주하는 100억∼300억 원대 공사까지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되면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고용 사정은 나빠질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건설경기가 나쁠 때는 최저가낙찰제를 확대하기보다 최소 2년 정도 유예하는 게 맞고, 그조차 어렵다면 보전 방안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도 “2007년 9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주택공급이 급격히 줄어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예년 평균의 80%가 되지 않는다”면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도 완화해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종합건설업체 이화공영의 대표를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부친을 돕기 위해 대학을 2년 다니다 중퇴하고 1960년 21세의 나이에 건설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69년 착공한 국회의사당의 상하수도 설치 및 터파기 등 토목공사를 수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이화공영은 현재 도급순위 173위의 알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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