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미래다]한국은 좁다, 세계를 소통케 한다

  • Array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무선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차세대 통신서비스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이 도쿄에서 소프트뱅크와 함께 개최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설명회에서 KT의 사업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왼쪽). SK텔레콤 모델들이 4세대(4G) 통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월드 IT쇼 2011’에서 소개하고 있다(오른쪽).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이 도쿄에서 소프트뱅크와 함께 개최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설명회에서 KT의 사업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왼쪽). SK텔레콤 모델들이 4세대(4G) 통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월드 IT쇼 2011’에서 소개하고 있다(오른쪽).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유명한 국내 통신사들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로 두 번째의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과 클라우도 컴퓨팅이 그 주인공이다. 게다가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 성큼성큼 큰 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면서 국내 통신사들의 움직임도 과거와 본질적으로 달라졌다. 좁은 한국 시장을 넘어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 유수의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차세대 통신서비스 등으로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서비스를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
○ 대한민국 대표 통신기업 KT, SKT 텔레콤 미래 도전

한국은 좁다


KT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를 미래의 신사업으로 예상하고 준비해 왔다. 이런 과정에서 최근 새로운 성과를 거뒀다.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한국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첫 대규모 해외수출 사례였다.

소프트뱅크가 KT와 합작을 추진한 건 올해 3월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서였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고, 지진으로 데이터 보관의 안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한 뒤 기업의 정보를 이곳에 저장해 KT의 해저케이블로 필요할 때마다 연결해 업무를 볼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는 일본 내 약 2500개 기업의 담당자들이 참석해 이 서비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눈을 서쪽으로 돌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의 와이맥스(WiMAX) 통신서비스 기반 1위 통신사 패킷원에 1억 달러를 투자해 25.7%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의 위치를 확보했다. 와이맥스는 한국이 개발에 참여하고 가장 먼저 상용화한 4세대(4G) 통신서비스 와이브로를 국제 표준으로 발전시킨 통신기술로 한국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외 통신사업 진출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 올해 2월 대만에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판매하는 ‘T스토어’ 사업모델을 선보였다. 이번 대만 진출은 지난해 SK텔레콤이 중국 최대의 PC제조업체인 레노버가 만든 스마트폰에 T스토어를 공급하고, 중국 1위 포털사이트 ‘텐센트QQ’에도 T스토어 콘텐츠 제공 계약을 한 데 이은 또 하나의 해외 진출 사례다.

이와 더불어 SK텔레콤은 국내 대표적인 시스템반도체 기업 엠텍비젼과 합작해 중국에 시스템반도체 전문업체 ‘SK엠텍’을 2월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SK엠텍은 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SK텔레콤은 중국의 그룹 계열사인 SK차이나를 통해 이렇게 개발된 반도체 매출을 중국에서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서비스

KT는 와이브로, 롱텀에볼루션(LTE) 등 차세대 무선인터넷 기술을 도입하고, 이와 함께 기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와 해저케이블 등을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천안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만들었다. 이는 국내 기업들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다.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센터도 10월 완공을 목표로 경남 김해 지역에 건설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의 대표적인 기술 중견기업인 넥스알(NexR)을 인수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본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도 갖췄다. 또 KT는 클라우드 기반의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픈소스란 프로그램 개발 연구 성과를 자발적으로 공유해 이를 밑거름 삼아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도록 하는 움직임이다. KT는 이런 개발자들을 위해 이들 사이의 지식 교류를 위한 콘퍼런스를 지원하고, KT의 클라우드서비스 소개 및 오픈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개발 방안에 대해 설명회를 열고 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통신서비스인 LTE를 이용해 고화질·대용량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음악을 중심으로 생겨났던 콘텐츠도 본격적으로 영상 콘텐츠로 진화하게 된다. SK텔레콤은 LTE를 이용해 기존의 64Kbps급 영상통화를 500Kbps급 이상으로 개선할 계획인데 이는 기존 영상통화가 폐쇄회로(CCTV)를 보는 것처럼 뚝뚝 끊어지고 화질도 떨어졌다면 LTE 영상통화는 DVD 영상에 맞먹는 고화질 영상통화로 진화한다는 뜻이다.

또 SK텔레콤은 단순한 통신사 역할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IT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런 대표적인 서비스가 실시간 길안내 서비스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티맵(Tmap)이다. SK텔레콤은 티맵을 개선해 사용자가 있는 곳 주위의 지도를 상세하게 보여주고 인근의 편의시설, 관광지, 상점 등을 안내해 주는 종합 위치기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