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시장의 84% 석권 ‘골프존’ 코스닥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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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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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 최대주주 평가액만 6370억

김영찬 골프존 대표(왼쪽)와 아들 김원일 대표.
김영찬 골프존 대표(왼쪽)와 아들 김원일 대표.
상장 전부터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이 코스닥시장에 데뷔하자마자 시가총액 1조 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당일 시가총액 1조 원을 넘은 것은 11년 만이며 아시아나항공, 한솔PCS 등에 이어 역대 5번째다. 하지만 거래 첫날 주가가 크게 떨어져 낙관적인 전망을 주저하게 한다.

○ 매출 0원에서 시총 1조 원으로

20일 상장한 골프존은 시초가가 9만4400원으로 공모가 8만5000원보다 11.06%나 높았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하면 코스닥 시가총액 8위로 뛰어오르며 증시 신고식을 마쳤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8900원(9.43%) 떨어진 8만5500원에 마감했다. 시초가를 크게 밑돌긴 했지만 공모가보다는 높아 무난한 첫날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502억 원으로 에스에프에이에 이어 10위에 올랐다.

2000년 5월 설립한 골프존은 2년 동안 매출이 없었다. 제로 상태에서 제품 개발과 판로 개척에 나섰기 때문. 그러나 현재 골프존은 국내 스크린골프시장 점유율 84.24%의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골프인구 210만 명 중 절반인 100만 명이 골프존 회원일 정도로 고객의 충성도가 높다. 매출은 2002년 10억 원에서 지난해 1843억 원으로 늘어나며 급성장했다. 상장 전 장외시장에서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골프존은 코스닥 종목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청약경쟁률 209.64 대 1을 기록했다.

이날 상장으로 김영찬, 김원일 부자(父子) 공동대표도 새로운 주식 거부로 떠올랐다. 김영찬 대표가 197만6838주(16.09%), 김원일 대표가 547만3710주(44.56%)를 보유해 이날 종가 기준으로 두 사람의 주식평가액은 6370억 원에 이른다. 회사 설립 초기 2년간 김영찬 대표가 쏟아 부은 개인재산 5억 원이 1270배 넘게 불어났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상장기념식 분위기 역시 화기애애했다. 골프존은 거래소 홍보관에 골프 시뮬레이션 기계를 설치해 김영찬 대표가 직접 시타를 하기도 했다.

○ 향후 전망은 엇갈려

이날 시초가는 높게 형성됐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이 144억 원, 기관투자가들이 41억 원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장중 한때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갔다. 일부에서는 골프존의 향후 주가 움직임을 알리는 지표로 해석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공모가 부담과 성장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향후 전망 역시 신중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엇갈린다. 문현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집중적으로 매물이 나오며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종목이 흔하긴 하지만 골프존은 기관 참여로 공모가 자체가 높게 형성되면서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매출의 81%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인 골프시뮬레이터(GS) 판매가 스크린골프 시장의 포화로 한계에 이른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장 분위기가 매도물량에 영향을 미쳤지만 매물을 소화해 가면서 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찾아갈 것”이라며 “골프 대중화, 퇴직자본 등 추세를 감안하면 스크린골프 시장이 여전히 유망하며 골프코스 사용료와 아이템 판매수익 등 콘텐츠 이용료 신사업 역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의 성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유보적 견해를 밝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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