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 오르면 GDP 0.6%P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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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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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I 보고서 밝혀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석 달째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2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동석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 및 변화추이’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10% 오를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구매력 감소분이 1990년 0.28%포인트에서 2010년 0.6%포인트로 늘었다고 밝혔다. 구매력은 1년간 국내에서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로, GDP 대비 구매력이 0.6%포인트 하락했다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그만큼 하락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GDP 대비 구매력 감소는 1995년 0.22%포인트로 소폭 하락했다가 2000년 0.43%포인트, 2005년 0.45%포인트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DI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일본은 GDP 대비 구매력이 0.2%포인트, 중국은 0.18%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세계 각국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제구조는 여전히 석유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탈석유 에너지자립 강화’ 부문에서 34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30위였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유가가 10% 상승할 때 가계의 구매력은 2008년 기준으로 0.84%포인트(4조7000억 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유가 상승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피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업 역시 중간 부품 등 자본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투자지출 구매력이 0.62%포인트(1조5000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석유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일본 원전사태로 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과 달리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선임연구위원은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원자력 비중 확대 등 현재의 에너지 정책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업과 가정의 에너지 사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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