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200만명!…애플 지난해 한국 매출 1조5000억 추정 ‘코리아 특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국내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사용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KT는 애플의 아이폰3GS(97만7000명)와 아이폰4(103만2000명)를 합친 전체 아이폰 고객이 20일 기준으로 200만 명을 돌파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애플은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적어도 1조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까지만 해도 애플이 한국에서 번 돈은 연간 1780억 원에 불과했다. ‘아이폰 열풍’으로 애플이 ‘코리아 특수’를 누리게 된 셈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말로 끝나는 2010 회계연도 실적 보고서에서 “중국과 한국, 호주 세 나라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애플 전체 매출 가운데 7%에 불과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1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2009년 31억 달러(약 3조4720억 원)였던 애플의 아태지역 매출이 2010년 82억 달러(약 9조1840억 원)로 51억 달러(약 5조7120억 원) 늘어난 것이다. 중국 시장의 급성장 덕분이었지만 한국에서의 매출 성장세도 만만치 않았다.

○ 애플 4분기 전세계 매출의 2.7% 추정

지난해 11월 말, KT와 애플코리아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태블릿컴퓨터 ‘아이패드’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애플은 판매 개시를 앞두고 본사에서 마케팅 담당자들을 한국에 파견해 제품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직접 지휘하도록 했다. 그전에는 한국 지사의 실무자들에게 모두 위임했던 일이었다. 애플코리아에서 근무했던 한 외국계 기업 임원은 “99%의 컴퓨터 사용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PC를 쓰는 한국 시장은 애플로서는 ‘너무 작은 시장’이라 사실상 본사에서 거의 관심이 없었다”며 “지금 한국에서의 아이폰 열기는 본사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는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은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지만 대부분 “본사 매출의 1%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애플이 최근 밝힌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애플의 전체 매출은 약 267억 달러(약 30조 원). 이 가운데 한국에서의 매출은 약 8000억 원(비중 2.7%)으로 추정된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0일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4는 1월 20일까지 103만 대가 판매됐다. 아이폰4의 가격이 81만∼94만 원 수준인 데다 애플은 아이폰4 이외에도 아이폰3GS와 아이패드, 아이팟, 맥 등 다양한 기기를 판매한다. 이 기기들의 판매대수에 단가를 곱하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8000억 원, 한 해 전체 매출은 1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애플에 한국 시장은 ‘1% 그 이상’이 된 셈이다.

애플코리아의 직원은 약 40명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지난해 거둔 매출 1조5000억 원은 2009년 말 기준으로 1조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국내 대표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인 한국IBM(직원 수 약 2700명)보다도 많다.

○ 여성-저연령층 사용 늘어


KT는 이날 아이폰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 시작된 아이폰4의 판매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이폰3GS는 서울 지역의 30대 남성이라는 제한적인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사용됐지만 아이폰4 판매 이후부터는 여성 사용자와 서울 이외 지역 사용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30대 중심으로 보급되던 스마트폰이 10, 20대의 저연령층으로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아이폰의 여성 가입자 비중은 아이폰3GS 사용자 가운데 28%에 불과했지만 아이폰4 사용자 중에서는 40%에 이른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가입자도 24%에서 31%로 늘어났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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