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 올해 숙원사업 성적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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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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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 웃고… LG SK는 긴장모드로

삼성생명 상장,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완공, 제2롯데월드 건축 승인….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주요 경영 성과로 꼽을 만한 사업들이다. 짧게는 10여 년 전부터, 길게는 선대 회장부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 오던 숙원사업들이 정부의 친대기업 정책 등 우호적으로 바뀐 경영 환경에 힘입어 올해 결실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대기업들이 추진 중인 사업 중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사업도 적지 않다. 올해 대기업들의 주요 사업 추진 성과를 분석해봤다.

○ 삼성 현대 롯데, 큰 성과 이뤄

삼성그룹은 올해 양대 숙원 사업 중 삼성생명 상장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10년을 끌어온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지배구조 개선 여건도 한층 무르익었다. 또 다른 숙원 사업인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리는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난 성과가 없다.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를 갖고 있는 삼성카드는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따라 2012년 4월까지 5%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못다 이룬 꿈인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1월 완공한 데 이어 정몽구 회장의 꿈인 글로벌 생산 체제 완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17일 브라질 상파울루 주에 연산 15만 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 착공식을 열 예정이다. 브라질 공장이 완성되면 남미에도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 정몽구 회장이 구상했던 글로벌 생산 체제 구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든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현대건설 인수는 상황 변화의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일단은 패배로 끝났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11일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한 최종 건축 허가를 받았다. 1998년 사업을 추진한 지 12년 만에 건설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 SK LG 포스코, 희비 교차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진출했다가 여러 차례 쓴맛을 본 중국 사업 성공이 숙원이다. SK는 중국에 흩어져 있던 각 사업 분야의 영업과 조직을 통합한 ‘SK차이나’를 7월 1일에 정식 출범시켰다. SK차이나의 지상 과제는 내수 기업인 SK그룹이 오래전부터 꿈꿔온 해외 시장 개척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 최태원 회장은 9월 이사회를 중국 상하이에서 열었을 정도로 SK차이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SK차이나의 앞날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SK의 주력 분야인 텔레콤과 에너지는 규제가 많아 중국 현지에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LG의 경우 LG화학을 통해 10년 이상 과감히 투자한 2차 전지 시장에서 드디어 결실을 봤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양산에 성공해 미국 미시간 주에 직접 공장을 세우고, 세계 유수 자동차기업과 잇달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실적이 부진해 LG그룹은 희비가 교차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제철소는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몇 년째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은 올해도 이렇다 할 진전 없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도 오리사 주 정부와 일관제철소를 설립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5년이 지났지만 현지 주민의 반발과 소송 등으로 답보 상태다. 최근에는 인도 환경부 산하 산림자문위원회가 포스코 제철소 건설과 관련해 산림 벌목에 대한 승인을 보류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해 걸림돌이 하나 더 생겼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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