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주요은행 CEO 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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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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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銀, 새 CEO에 산탄데르 출신 영입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큰 은행인 영국 로이드뱅킹그룹(LBG)의 새로운 수장으로 산탄데르UK의 안토니오 오르타오소리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선정됐다.

LBG는 3일 “오르타오소리오 CEO가 내년 1월부터 합류해 3월 1일부터 에릭 대니얼스 현 CEO를 대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로 로이드 주가가 하루 만에 2.7%나 급등했다. 반면 산탄데르UK 본사인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주가는 3.5%나 떨어졌다.

오르타오소리오 CEO의 영입에 이렇게 주가가 크게 반응한 까닭은 그가 산탄데르UK 시절 보여준 사업능력 때문이다. 영국 BBC뉴스는 “2006년 8월부터 산탄데르UK를 이끌며 알리앙스앤드라이스터(A&L), 브래드퍼드앤드빙글리(B&B)의 예금부문사업 등을 인수하는 등 내실 있는 사업 확장 능력을 보여줘 투자자에게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LBG의 주식 4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영국 정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산탄데르UK에서 보여준 성과를 바탕으로 로이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르타오소리오 CEO는 “로이드가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체에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잘 안다”며 “중소기업과 주택 소유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탄탄한 경제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일간지 데일리텔레그래프는 “투자사업에 매진하는 산탄데르UK와 달리 로이드는 예금 관련 서비스가 주요 종목인데 이런 분야의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산탄데르UK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벌였던 오르타오소리오 CEO가 또다시 인원 감축 카드를 꺼낼 경우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일간지 미러는 “로이드의 직원들은 2008년 무리한 합병 여파로 2만2000여 명을 내보냈던 상처가 여전히 깊다”며 우려했다.

한편 에릭 대니얼스 CEO마저 물러남에 따라 영국의 주요 3대 은행은 내년부터 모두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됐다. 바클레이스 그룹과 HSBC도 최근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스캐피털 회장과 스튜어트 걸리버 투자은행 책임자를 신임 CEO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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