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族 소비파워 ↑ 대형마트 판매전략 다시 짠다

  • 동아일보

한 소비자가 2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성수점에서 1인용 난방용품을 고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측은 “1인 가구 등 ‘나홀로족’이 늘면서 이달 들어 1인용 난방용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7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마트
한 소비자가 2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성수점에서 1인용 난방용품을 고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측은 “1인 가구 등 ‘나홀로족’이 늘면서 이달 들어 1인용 난방용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7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마트
미혼 여성인 직장인 고모 씨(31·서울 성북구 길음동)는 집을 떠나 25m2(약 8평) 크기의 원룸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다. 박 씨는 지난 주말 대형마트에 들러 ‘1인용 온풍기’를 구입했다. 그는 “좁은 집에서 혼자 사용하기에 편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서 1인용 난방용품과 간편식 등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나홀로족’으로 불리는 1인 가구 또는 2인 가구가 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일부 대형마트는 이들을 겨냥해 제품 구색과 진열까지 바꾸고 있다.

○ 매장 구색 바꾼다

20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1일부터 17일까지 판매된 1인용 전기요는 지난해보다 92% 늘었다. 전기방석과 미니 온풍기 판매도 각각 75%와 68%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1인용 난방용품의 매출이 70%가량 늘었다는 것이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온라인쇼핑몰 디앤샵에서도 싱글 사이즈의 전기매트가 지난주 계절가전 판매량 카테고리에서 주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디앤샵 김성훈 담당MD(상품기획자)는 “본격적으로 보일러가 가동되기 이전에 활용할 수 있는 1인용 난방용품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겨울 혹한의 ‘학습효과’와 ‘1, 2인 가구의 증가’ 때문에 1인용 난방용품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지난해 말 발표에 따르면 2008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의 5분의 1(20.1%)이 넘는다. 1985년 1인 가구 비중은 6.9%였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올해 난방용품 판매 전략을 ‘M세대(M-generation)’로 정하고 1인용 난방용품을 지난해보다 품목별로 30∼50% 늘려 준비했다. M세대는 모바일(Mobile)과 홀로(Myself)의 의미로 ‘나홀로족’의 성향을 대변하는 단어다.

○ 생활용품도 ‘나홀로용’ 인기

또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적은 용량의 주류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700mL 용량만 나오던 문배술이나 전주이강주 등 전통주의 용량을 절반인 375mL로 줄이고 알코올 함량도 40도에서 23도로 내렸다. 2만 원대이던 가격도 3000원대로 크게 내렸다. 혼자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술로 ‘나홀로족’을 겨냥한 것이다. 75mL짜리 주류도 20여 종을 판다. 미니 상품 전용 매장인 ‘미니미니 존’의 면적도 넓혔다.

주로 나홀로족과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간편가정식(HMR·Home Meal Replacement)의 매출도 늘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마트의 간편가정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늘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0여 종이었던 나홀로족 전용 미니 상품을 올해 190여 종까지 늘리기로 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서울역점, 의왕점 등 8개 매장에 HMR 전용 매장을 설치하고 170여 가지의 HMR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초 자사브랜드(PB)로 ‘와이즐렉 미니’ 라는 미니 상품을 개발했다. 롯데마트는 “일반 미용티슈의 절반 크기인 미니 티슈 등 생활용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며 “지난해 38억 원이던 미니 상품의 매출이 올해는 62억 원가량으로 약 6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에서는 나홀로족을 위한 소용량 채소 상품도 팔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모두 깻잎 고추 양파 감자 등 20여 가지 상품을 작은 포장으로 판매하고 있다. 보통 포장의 50%가량만 담아 대부분 1000원 미만으로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소용량 채소의 10월 현재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