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신한은행장이 나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을 내 친인척이라며 들이댔다. 그래서 호적등본을 떼어보라고 했더니 ‘그럼 그냥 넘어가자’고 짧게 말하더라.”
신한은행으로부터 2일 검찰 고소를 당한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이날 밤 12시경 기자와 만나 “돈을 빌려간 금강산랜드 회장의 처이모가 ‘신 씨’라는 이유로 내 친인척으로 몰아갔다”며 “고소 건에 대한 싸움은 검찰에 가서 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산랜드는 신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03∼2009년 950억 원을 대출해준 경기 파주시의 레저 관련 업체다. 신한은행은 대출 과정에서 신 사장의 배임 혐의, 금강산랜드 관계자의 횡령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신 사장은 “인생의 멘터인 라응찬 회장, 사랑하고 아끼는 후배인 이 행장에게 내가 뭐라 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참담한 심정’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신 씨와는 정말 일면식도 없나.
“옛날 시골에서 교회를 다닐 때 본 적은 있지만 친인척은 아니다. 부당 대출은 있을 수 없다. 내가 지시하면 담당자들이 ‘색안경’을 쓰고 더 열심히 심사한다.”
―신한금융이 해임까지 하려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왜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검찰에 고소했으면 수사결과가 나온 뒤 결정하면 될 일 아닌가. 이사회에서도 이런 절차적 타당성을 따져본 뒤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
―은행의 고소방침을 언제 알았나.
“당일(2일) 오전 이 행장이 이야기해서 알았다. 대출 관련 조사가 이뤄진다는 건 한 달 전 알았다. 나는 결재선상에 없었기 때문에 고소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나.
“내가 호남 출신이라서 그런가. 정권이 바뀌고 나서 이런저런 경로로 ‘(전북 군산 출신인) 신상훈에게 맡기면 안 되지’라는 이야기가 돌았다는 걸 나중에 들은 적이 있다.”
―정치권이 라 회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데 신 사장이 단초를 제공했나.
“내가 그럴 이유가 없다. 난 혐의를 벗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고소당한 뒤 라 회장을 만났나.
“2일 오후 만났다. 조직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 회장은 듣기만 했다. 회장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몰라도 나는 인간 대 인간으로 ‘끝까지 모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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