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받던 브랜드 한순간에 추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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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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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가치 훼손-신뢰상실 때문
“약속은 지킨다” 소통 늘려야

세계적인 검색 전문업체 구글이 올해 2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버즈’를 내놓자 누리꾼의 비난이 빗발쳤다. 구글의 e메일 시스템인 G메일 사용자를 그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버즈에 가입시켰기 때문이다. 놀란 구글 측은 급히 버즈 가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누리꾼의 지지를 받던 구글이 왜 갑자기 이들과 불화를 겪게 된 것일까.

영국 경제전문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좋은 평판을 받던 기업 브랜드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구글이 겪는 평판의 하락은 회사의 기본적 핵심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구글이 검색 결과의 자체 검열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인터넷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균열의 전조는 나타났다. 사람들은 구글이 스스로 표방하던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과 인터넷 민주화라는 핵심가치를 저버렸다고 의심했다. 이는 눈앞의 이익에 매몰돼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의 ‘악마가 되지 말자(Don't be evil)’라는 구글의 내부적 좌우명과도 모순이라고 사람들은 본 것이다.

핵심가치의 상실은 기업이 거대화하고 글로벌화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

브랜드 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적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그렇다. 미국 시애틀에서 고객이 원하는 커피와 분위기를 제공한다는 가치를 내세우며 성장한 스타벅스. 그러나 어느 순간 자만심에 휘청거리면서 영국 같은 해외시장에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패트릭 바와이즈 교수는 “새 점포 확대, 즉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어느새 핵심 고객들의 생각, 그들이 원하는 바를 감지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브랜드의 평판을 하루아침에 위기에 처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신뢰의 상실’이다.

영국 석유 메이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2000년 환경친화적인 석유회사를 표방하며 로고는 그린에너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바꾸고, ‘석유를 넘어서’라는 새 슬로건도 만들었다. 그러나 4월 발생한 멕시코 만 원유 유출사고와 이후 대처 모습에서 BP가 말과는 달리 안전과 환경에 대한 준비와 인식이 보잘것없었던 것으로 드러나자 BP 브랜드의 평판은 급전직하했다.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마찬가지다. 정부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파산 위기를 모면한 골드만삭스가 임직원에게 엄청난 보너스를 지급하자 사람들은 넌덜머리를 냈다.

결국 브랜드를 고객 마음속에 깊이 심으려면 말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다. 그리고 행동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상품으로 나타난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왜냐하면 현대의 고객은 트위터나 각종 블로그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며, 바로 그렇게 퍼지는 이야기가 하나의 브랜드를 형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가 고객과의 소통을 선도한다면 금상첨화다. 이 신문은 아이폰, 아이패드 열풍을 낳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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