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시설 18조-R&D 8조 ‘공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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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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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 “글로벌 사업기회 선점해야 성장기회 온다”
반도체 11조-LCD 5조 집중투입
단기 이익 대신 시장지배력 강화
李회장 “채용도 과감히 늘려라”

반도체 16라인 기공17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는 삼성전자 임원들. 왼쪽부터 권오현 사장(반도체사업부장), 이건희 회장, 최지성 사장, 이재용 부사장. 사진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
17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는 삼성전자 임원들. 왼쪽부터 권오현 사장(반도체사업부장), 이건희 회장, 최지성 사장, 이재용 부사장. 사진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올해 26조 원을 투자한다고 17일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앞서 11일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신사업에 23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가 삼성의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청사진이었다면 이번 투자계획은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는 삼성의 ‘현재’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캠퍼스에서 이건희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을 갖고 반도체 11조 원, LCD 5조 원 등 시설에 16조 원, 연구개발(R&D)에 8조 원을 투자하는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휴대전화와 TV 등에 대한 시설투자 2조 원을 합치면 투자금액은 모두 26조 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 3000명, LCD 부문에서 4000명 등 모두 1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회장은 기공식에서 “현재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고 경영여건의 변화도 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시기에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서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에도 성장의 기회가 오고 한국경제도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감하게 투자 확대를 결정한 이유는 올해 들어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설에 대한 투자를 당초 계획했던 5조5000억 원에서 9조 원대로 늘린다. 차세대 메모리 제품 생산을 위한 16라인 건설과 30나노급 D램 양산을 위한 15라인 증설에 투입되는 비용이다. 기공식이 열린 16라인에는 완공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12조 원이 투자되며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해 12인치 웨이퍼를 월 20만 장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확고히 하고 올해 말까지 30나노급 D램의 생산비중을 10% 이상으로 늘려 저전력·고성능 D램 시장의 수요 확대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LSI 부문에도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CD 분야에서는 2011년 이후 대형 LCD TV용 패널 수요 증가에 대비해 총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기판 기준으로 월 7만 장 규모의 8세대 LCD 신규 라인을 충남 아산시 탕정사업장에 건설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모두 4개의 8세대 라인을 확보하게 되고 LCD 부문의 올해 투자 규모는 모두 5조 원으로 늘어난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도 탕정 디스플레이단지에 2012년까지 모두 2조5000억 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제조 라인을 지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복귀 후 첫 현장방문을 반도체 라인 기공식으로 정한 것은 현재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는 반도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언제 식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는데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삼성이 처음 반도체 사업에 진출할 당시의 과감함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규 라인 건설은 2005년 15라인 이후 5년 만이며 이 회장이 화성캠퍼스를 찾은 것은 2004년 12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이 회장은 24일 일본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어 회장을 만나 협력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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