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효과’ 藥될까 毒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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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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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유지’ 전망에 이자부담 줄었지만
유동성 과잉 따른 인플레-자산거품 우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 동아일보 자료 사진
시장금리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저금리 기조가 더욱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은 줄지만 유동성 과잉공급으로 인플레이션 및 자산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시장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9일 현재 3.79%로 지난해 5월 18일(3.75%)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4.59%까지 올랐던 이 금리는 5개월 만에 0.80%포인트나 떨어졌으며 3월 들어서만 0.31%포인트가 급락했다.

만기 3년 회사채(AA―) 금리는 19일 현재 4.84%로 2005년 9월 7일(4.66%) 이후 4년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24%였지만 보름여 만에 0.40%포인트가 급락한 것.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금리를 반영한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도 떨어졌다. 15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2월 잔액 기준 코픽스는 4.10%로 전달의 4.11%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62%로 0.26%포인트 떨어졌다. 대부분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의 금리는 2.82%로 최근 한 달간 0.06%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시장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최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3개월 연속 동결했을 뿐만 아니라 저금리 기조가 더욱 길어지리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16일 김중수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된 것도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김 대사는 총재로 내정된 직후 “경제정책의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고 말하는 등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할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최근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국내 채권을 사들이면서 채권 금리 하락(채권값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17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액은 61조 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분간 시장금리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대사가 한은 총재로 내정되면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출구전략’ 시기는 정부 뜻에 맞춰 3분기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점쳐진다. 대외적으로도 그리스 재정위기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한편 저금리가 가져오는 자산시장 거품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저금리가 유지되면 필연적으로 많은 유동성이 공급되기 때문에 자산가격 거품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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