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창조성은 돈보다 흥미와 관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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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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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구글 등 초우량 기업
금전 인센티브 채택 안해

지난 10년간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 조직까지 ‘연봉제 열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연봉제와 팀제, 과감하고 인정사정없는 구조조정 등 일련의 개혁 조치를 ‘글로벌 스탠더드’의 상징으로 여겼다. 전통적인 연공서열제나 평생직장 개념, 고용 안정 등은 하루빨리 타파해야 할 구습이 됐다.

하지만 탁월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몇몇 미국 기업은 정반대 길을 걷고 있었다. 3M은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 포스트잇(Post-it) 개발자에게 단 한 푼의 성과급도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3M의 연구자들은 전혀 불만이 없다. 구글, 애플, IDEO 등 다른 창조적 기업도 연봉제적 인센티브 제도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소수의 핵심 사업을 선택하고 거기에 집중하여 기존 경쟁우위와 시장을 방어하는 데 주력했던 20세기 산업사회와 달리 21세기 글로벌 초경쟁 환경에서 기업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경쟁우위를 먼저 창출해야 한다. 따라서 창조 기업의 구성원이라면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경쟁우위를 발견하고 또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 20세기 산업사회에서처럼 주어진 목표를 정해진 방식대로 수행해서는 안 된다.

창조성 연구의 대가인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의 테레사 아마빌 교수는 연봉제 같은 경제적 인센티브로 창조성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드시 일 자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중심으로 한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외재적 동기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면 그 행동은 보상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 전락한다. 따라서 그 행동 자체를 무한정 열심히 할 이유가 없다. 보상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노력만 하면 된다. 그 과업을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파악한 다음 그 방법만 계속 반복하면 된다. 그러나 창조와 혁신은 정반대의 행동 논리를 요구한다. 어떤 일을 창조적으로 수행하려면 완전히 몰입해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 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실험하고 탐구해야 한다.

모든 시대나 상황에서 항상 우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나 ‘베스트 프랙티스’ 경영 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조직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얼마나 적합한지가 성과를 결정한다. 단기 성과주의적 연봉제 그 자체가 항상 나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연봉제는 단기성과나 효율성만 높이면 되는 직무에는 매우 효과적이다. 21세기에도 여전히 그런 직무가 많다. 그러나 이를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게 문제다. 이런 면에서 21세기 창조경영의 시대로 접어드는 역사적 전환기인 지난 10여 년간 한국을 휩쓸었던 ‘글로벌 스탠더드’의 광풍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한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 dshin@base.yonsei.ac.kr
※ 이 기사의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 47호(12월 15일자)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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