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특별기획/2009 Best Marketing]LGT ‘오즈’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깜짝 놀랄만한 요금… ‘최후의 도박’으로 대박

3G 이통시장 전쟁서 살아남기 위해 고심
연령별 밀착 서비스… 정액 가입자 선두권

LG텔레콤 ‘오즈(OZ)’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령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선보인 지 2년도 채 안 돼 누적 고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 제공 LG텔레콤
LG텔레콤 ‘오즈(OZ)’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령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선보인 지 2년도 채 안 돼 누적 고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 제공 LG텔레콤
LG텔레콤은 3세대(3G) 이동통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심 끝에 ‘오즈(OZ)’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4월 등장한 오즈는 작년 52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최근 누적 고객 100만 명(11월 말 현재)을 돌파했다. 현재 LG텔레콤 전체 가입자 중 오즈 정액제 가입자 비율은 12%로, 업계 1위인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이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7, 8년 동안 이룬 성과를 2년 만에 따라잡았다.

○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가격 경쟁력

오즈 서비스 출범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팀의 조사 결과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무선인터넷 사용을 막는 3가지 장애물이 드러났다. △비싼 이용료 △작고 해상도가 떨어지는 휴대전화 화면 △불편하고 복잡한 무선인터넷 사용법이 그것이었다. LG텔레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월 6000원(1GB 기준)의 정액 요금제를 마련하고 △제조사와 협의해 화면이 크고 해상도 높은 휴대전화를 개발했으며 △웹사이트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풀브라우징(full-browsing)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오즈는 월 사용료 6000원이라는 파격적 이용료로 고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이는 저렴한 원가 구조, 그리고 무선데이터 통신이 LG텔레콤의 과거 주력 상품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가능했다. LG텔레콤은 3G 통신망을 완전히 새로 구축한 경쟁사와 달리, 기존 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한 3G 통신망(CDMA 2000 1× EV-DO Revision A)을 이용했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있었다. 또 기존 매출에서 데이터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정할 수 있었다. 2007년 SK텔레콤과 KTF의 가입자 1인당 무선인터넷 매출액은 약 1만 원이었지만 LG텔레콤의 매출액은 5000원도 되지 않았다. 경쟁사가 6000원짜리 요금제를 만들면 고객 1명당 매달 4000원의 손해가 생기지만, LG텔레콤은 1000원의 이익이 생겼다.

오즈는 일반 고객을 겨냥한 간편한 서비스로 2년차에도 꾸준히 성공을 이어갔다. LG텔레콤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연령별로 필요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실시간 교통 정보와 지도 검색, 날씨 정보, 증권 정보 등의 콘텐츠를 오즈 시작 화면에 배치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현재 오즈 이용자는 10, 20대가 중심인 경쟁사와 달리 전 연령대가 고르게 분포돼 있다.

○ 무선인테넷 ‘생태계’ 구축

오즈의 성공은 다양한 부가 효과도 가져왔다. 무엇보다 ‘3위 사업자’나 ‘통화 품질이 떨어지는 곳’ 등 LG텔레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었다. 또 1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고 수익성 높은 고객들도 끌어들였다. 개방형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나름의 ‘생태계’를 구축한 것도 큰 수확이다. 오즈 출시 이전에 이동통신사들은 무선인터넷에 자신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만 유통하는 폐쇄형 구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어떤 사이트라도 접속할 수 있는 오즈가 등장하자 다음, 파란, G마켓은 물론이고 최근엔 네이버까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 사용자의 98%가 오즈를 통해 접속하며, 다른 사이트 이용자들도 70∼80%가 오즈를 이용한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이문규 연세대 경영대 교수 mlee@yonsei.ac.kr

※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정지용(25·연세대 사회학과 4학년), 박진영(22·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인턴연구원이 참여했습니다.

※ 이 기획 기사의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7호(2009년 12월 15일자)와 홈페이지(www.dongabiz.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