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내년 투자, 시장분석보다 종목분석 집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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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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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전망이 쏟아지는 요즘 새로운 한 해가 성큼 다가온 듯하다. 새해 주식시장에는 어떤 투자 기회와 고난이 기다리고 있을까. 내년 증시를 잘 조망하려면 무엇보다 지금의 복잡한 투자 환경을 단순화해야 한다. 하지만 이 작업이 쉽지가 않다. 증시를 둘러싼 구매력(자금흐름)과 품질(기업가치, 경기)이 모두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증시의 고민과 화두는 올해처럼 풍부한 유동성이 계속 이어질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내년 들어 한두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듯하지만 2%대 중후반의 콜금리가 증시를 위협하는 고금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쥐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만큼 주식에 대한 잠재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비슷하다. 특히 선진국은 신흥국보다 금리인상 폭이 훨씬 제한적이거나 인상 시점이 늦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설비투자 등 실물 쪽의 자금 수요가 많지 않아 ‘현금의 힘’이 여전히 셀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저금리 정책의 끝물에서 국내외 유동성이 증시에 미치는 우호적인 힘은 분명히 올해보다는 한 단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문제는 경기와 기업 실적에 관한 것이다. 이는 이번 경기의 진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의심에서 나오는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수습 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된 만큼 이런 복잡한 여건에서는 거창한 경제 전망보다는 각 기업의 경영 상황을 집중해서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년 상장기업의 평균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30% 정도로 예측되고 있지만 이런 총량적 수치보다는 어떤 기업이 돈을 벌고 어떤 기업이 어려움을 겪느냐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중요해 보인다. 지금의 경제 환경은 모든 기업이 평등하게 이익을 나눠 갖는 것을 점점 더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새해에는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인수합병(M&A)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 축적된 기업별 내공에 따라 수익창출력이 더욱 벌어져 잘나가는 기업과 뒤처지는 기업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 차별화도 더 심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년에도 증시로 흘러들어올 잠재적 유동성은 많지만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춘 올해 상반기만큼 돈의 힘이 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무조건 폭발적인 유동성 장세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시에 기업 간 성장 차별화가 더 강해져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내년은 투자자들이 숲(시장)보다는 나무(종목)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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