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어폰-헤드폰 시장 최강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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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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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크레신 등 국내외 브랜드 치열한 각축
휴대용 디지털기기 급증… 시장규모 400억대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디지털기기 매장. 이곳에서 독일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젠하이저’는 이어폰 및 헤드폰 분야의 한국 진출을 선언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간 온라인 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적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총 37종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예정인 젠하이저는 이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를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르틴 로우 젠하이저 아시아부문 부사장은 “한국의 이어폰·헤드폰 시장은 세계 글로벌 브랜드 제품들이 다투는 곳”이라며 “세계 어떤 나라보다 기술, 품질, 디자인에 민감한 곳이 한국시장”이라고 말했다.

과거 축음기, ‘워크맨’ 등 아날로그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이어폰과 헤드폰산업. 긴 생명력을 가진 이 분야 산업이 최근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어폰·헤드폰 시장규모는 약 412억 원. 그리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MP3플레이어, 휴대전화 DMB 등 혼자 즐기는 멀티미디어 기기들이 보편화하면서 삼성전자,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을 비롯해 수많은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어폰·헤드폰 시장이 400억 원대 ‘틈새시장’이 된 것은 소리 자체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어폰 헤드폰 유통업체 SDF의 유승복 대표는 “각자 원하는 음색이 다양하고 취향이 빨리 변해 업체들이 소리 없이 전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6종의 이어폰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소니(134종)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지만 ‘소품종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소리를 중시하는 마니아들을 공략하고 있다.

제품 주기가 빨라진 데에는 10,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어폰·헤드폰을 하나의 패션 소품으로 여기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어폰·헤드폰에 과감한 디자인 실험을 하는 중소업체들 위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TV 등 고가의 전자제품이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것과 달리 이어폰·헤드폰 시장에는 중소업체들의 파워가 남다르다. 국내 중소업체인 ‘크레신’이 별도 홍보나 마케팅 없이도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독일의 젠하이저(16%), 일본의 ‘오디오 테크니카’(12%)의 뒤를 이어 점유율 3위(11%)를 차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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