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직장 만들기]직원들 역량 키우고 싶다면…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03분


교육보다 도전할 기회를

직원 역량을 높이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할 때마다 ‘이 회사 직원들은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회사가 사람을 키우기 위한 전문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이렇게 투자를 한다면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는 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혹스러운 경우도 있다.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역량 개발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직원들을 인터뷰할 때 나오는 반응이 “도대체 이 프로젝트를 왜 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인터뷰한 직원들의 반응은 주로 아래 3가지가 많다.

“우리 회사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제너럴리스트로서 잘하고 있다.”(A 직원)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의 기술을 응용해 서비스하는 회사다. 깊이 있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B 직원)

“필요한 역량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통해 확보하면 되는데 역량개발 프로젝트를 왜 하는 건지 모르겠다.”(C 직원)

회사가 본인을 체계적으로 키워 주겠다는데도 직원들은 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까. 여기에 중요한 게 있다. 직원을 키우기 위해서는 역량을 높이는 시스템 자체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우선 도전적인 업무를 줘야 한다. 도전적인 업무란 단지 높게 설정된 매출목표가 아니라 일하는 분야의 범위를 넓혀줘 일의 수준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전문성이 거의 없이 매번 하던 대로 일을 해도 다 넘어가 주는 관행 아래에서는 아무리 좋은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적용한다고 해도 효과가 나기 어렵다.

둘째,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 직원들을 인터뷰할 때 가장 안타까운 점은 직원들 스스로가 자기 계발에 열심이지만 이를 활용할 기회가 없어서 좌절하는 경우다.

“회사의 방향이 글로벌이라고 하니까 다들 외국어 교육에 열심이지만 정작 내 업무에서는 영문 문서 한 번 볼 일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으니 외국어 공부를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다.”(D 직원)

D 직원이 몸담은 회사는 회사의 성장 방향을 글로벌에 초점을 맞추면서 탁월한 어학능력이 필요한 업무나 글로벌 파트너와 일해야 하는 업무라는 식으로 직원들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역량개발의 방향을 제시해 줬다면 좋았을 것이다.

셋째, 회사가 마련해 준 역량개발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안내해주고 본인의 강점과 개선점에 대한 진심어린 피드백을 주는 코치가 필요하다. 직원들에게 본인이 추구해야 하는 경력 목표에 대해 경험이 많고 회사의 성장 방향을 잘 아는 선배나 상사가 알려준다면 좋을 것이다. 또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경력 사례를 알려준다면 회사가 투자한 역량개발체계가 더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혜영 휴잇어소시엇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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