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7%…집값 98%…국내 자산가치 ‘리먼사태’ 이전수준 회복

입력 2009-07-20 02:56수정 2009-09-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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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형성 메커니즘 정상화… 전문가 “당분간은 숨고르기”

국내 주식, 펀드,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이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는 물론이고 코스닥지수도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아파트 가격도 당시와 거의 같아졌다.

이 같은 자산가격의 회복에 대해 전문가들은 리먼 사태 이후 비정상적인 공포감으로 무너졌던 자산 시장이 다시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황성택 대표는 “주식 및 펀드,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됐다”며 “‘빨리 회복한 비결이 뭘까’란 의문과 ‘한국 경제도 이제 위기에서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진 것 같다’란 자부심이 동시에 생긴다”고 말했다.

○대표기업 주가는 ‘리먼 사태’ 직전보다 더 올라

17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440.10과 485.87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는 리먼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9월 12일 1,477.24의 97.4% 수준까지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466.91에서 485.87로 오히려 4.1% 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의 주가도 리먼 사태 직전인 지난해 9월 12일에 비해 현재 주가가 더 오른 상태다. 삼성전자는 54만3000원에서 67만 원으로 LG전자는 9만8400원에서 12만7500원으로 각각 23.4%, 29.6% 상승했다. 현대차도 7만700원에서 7만7900원으로 10.2% 올랐다.

키움증권 김병기 선임연구원은 “지속되는 원화 약세 현상 속에서 국내 대표급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강화했다”며 “더 나아가 다른 나라 경쟁업체들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많이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9월 초부터 이달 16일까지 설정한 지 1개월 이상,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거치식과 적립식이 각각 1.4%, 15.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9.4%에 그쳤다.

부동산 시장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국민은행 주택 관련 통계를 기준으로 지난해 8월 중순 부동산 가격을 100으로 잡으면 6월 15일 기준으로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포함한 전국 평균 주택가격지수는 98.4였다. 특히 일부 재건축 아파트는 이미 3.3m²당 가격에서 리먼 사태 직전 가격을 넘어섰다.

○추가 상승은 아직 미지수

국내 자산시장 가격이 이처럼 오름세를 보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보수적인 전망이 많다.

황성택 대표는 “주가와 펀드가 계속 오르려면 미국의 경기 회복이 중요한데 현재 고용불안, 소비위축 등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며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으로 가려면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며 이 기간에는 코스피도 1,400∼1,500 선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금까지 자산가격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지금부터는 민간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아직도 전반적인 경기 여건이 불투명해 자산가격이 계속 오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호가가 오르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실제 이런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매수세가 확실히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움직임이 안 보인다”며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숨고르기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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