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가동 중국삼성엔 위기도 만만디도 없다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 톈진 휴대전화-TV-디카 공장 르포

○ 휴대전화
내달 3G 상용화 새 전기
1위 노키아 바짝 추격

“제3세대(3G) 휴대전화 상용화가 시작되면 노키아와 한판 붙어볼 만합니다.”(삼성톈진 휴대전화공장 김혁철 법인장)

“최근 내놓은 발광다이오드(LED) TV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기술력 차이가 커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질 못할 겁니다.”(삼성톈진 TV 및 모니터공장 홍성표 연구개발 담당 상무)

24일 중국삼성의 핵심 생산거점인 톈진(天津) 시 공장 3곳을 방문했다. 중국삼성은 지난해 매출액 276억 달러(중국 대륙 기준)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매출액 순위 14위(홍콩 대만기업 제외)를 기록했다.

톈진 시 시칭(西靑) 구 웨이뎬쯔(微電子) 공업단지에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들 공장은 각각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2위인 휴대전화 공장 △1위인 모니터 및 2, 3위를 오르내리는 TV 공장 △3위인 디지털카메라 공장이다.

세 곳 모두 풀가동 중이었다. 직원들은 다음 달 초 노동절 특수를 앞두고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각 공장 책임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나날이 경영사정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주춤했을 뿐 금융위기의 영향력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 중국삼성 본사 관계자는 “이들 공장의 매출을 합하면 톈진 시에서 매출액 1위”라며 “중국삼성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삼성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공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분홍색 옷을 입은 여자 직원 2000여 명은 분주한 손놀림으로 휴대전화를 조립, 시험, 포장하고 있었다. 이 공장의 김혁철 법인장은 “5700여 명의 직원이 2교대로 풀로 근무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세계 휴대전화 1위 업체 노키아는 시장점유율이 줄었지만 우리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달로 예정된 중국 정부의 3G 상용화 허용은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법인장은 “한국과 유럽의 3G 시장에서 충분한 노하우를 쌓았고 지난해 8월 베이징 올림픽 때는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중국 최초로 3G 모델 2종을 1만5000대 공급해 성공적으로 시험 운용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중국 3G 시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말이다.

중국삼성은 올해 중국 3G 휴대전화 시장이 1300만 대, 내년에는 3000만 대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 공장은 생산라인의 20%를 3G 휴대전화 제조에 배당할 계획.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중국삼성 휴대전화의 50% 안팎인 6490만 대를 생산했고 올해는 이보다 8% 늘린 7020만 대가 목표다. 2001년 설립됐으며 2005년 이후 매년 30% 성장했으나 올해는 금융위기 탓에 성장률 목표를 낮게 잡았다.

○ TV-모니터
가장 얇고 밝고 수명 긴
LED TV로 최상층 유혹

TV 및 모니터 공장의 1층 전시실에서 김성식 TV 및 모니터공장 법인장은 액정표시장치(LCD) TV와 LED TV를 동시에 비교하면서 “화질 차이가 아주 뚜렷하지 않으냐”고 반문하듯 말했다. 실제로 LED TV는 야외에서도 시청이 가능할 정도로 화질이 선명하고 전력소모량이 적은 데다 수명이 길다. 또 두께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2.99cm이다. 김 법인장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깜짝 놀란다”면서 “이런 첨단 제품에 중국의 최고급 소비층들이 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달 현재 이 공장의 주력상품은 LCD TV이지만 서서히 LED TV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법인장은 “즉시 생산체제를 갖춰 어떤 물량이 들어오든 다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시장 점유율의 34% 안팎으로 1위를 하고 있는 모니터도 올해 들어 생산 및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공장은 TV 200만 대와 모니터 800만 대를 올해 생산할 계획이다.

○ 디지털카메라
화소싸움 끝 디자인 경쟁
비밀병기 하반기 큰 기대

삼성이 전 세계에서 공급하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80%를 생산하는 카메라 공장 역시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승열 카메라공장 법인장은 “현재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화소(畵素) 싸움은 거의 끝났고 디자인 싸움이 대세”라면서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했고 하반기에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세 공장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생산성 30% 이상 향상, 품질 불량률 0%, 원가절감 20∼50%의 목표를 내건 것도 눈길을 끌었다.

톈진=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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