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가 분양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성동구 뚝섬 '갤러리아 포레' 주상복합아파트는 이달 들어 계약률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27억~52억원으로 비싸 금융위기 이후 판매가 주춤했으나 이달 들어 문의전화가 늘며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아졌다.
한화건설 장원석 분양소장은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나 계약률이 연초대비 2~3배가량 늘었다"며 "강남권과 버블세븐 아파트 값이 오르기 시작하고, 경제지표가 호전될 조짐을 보이자 망설이던 사람들이 계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과 해외 판매 등을 펼쳐 전체 230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가 30억-40억원에 달하는 성북구 성북동 '게이트힐즈 성북' 단독주택도 이달 들어 실제 계약이 늘고 있다.
분양을 맡고 있는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사장은 "지난 달 중순 분양을 시작할 때만 해도 분위기가 썰렁했는데 최근 들어 견본주택 방문객이 일간 5~10팀으로 늘고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며 "강남권 집값 상승 영향으로 최고가 주택 수요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구 평창동 소재 고급 빌라인 '오보에 힐스'에도 구매 조건 등을 묻는 전화가 늘고 있다. 이 빌라는 분양가가 30억-35억원 수준이다.
분양대행사인 건축미학 최원철 대표는 "수차례 구경만하고 가던 고객들이 최근 실 구매로 돌아섰다"며 "고가의 강남과 분당 주상복합아파트 거주자들이 쾌적성, 거주 편의성 등을 고려해 도심의 단독주택과 고급 빌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아파트 가운데 고가에 속하는 서초구 반포 래미안과 반포 자이도 10억~30억원 규모의 미분양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9월 입주가 시작되는 반포 래미안의 경우 이달들어 평일에는 10가구, 주말에는 20가구 가까이 팔려나가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3월 중순부터 발 빠른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4월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전혀 팔리지 않던 분양가 23억~26억 원짜리 238, 267㎡의 대형도 최근 분양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중인 반포 자이도 최근 300㎡ 3가구가 한꺼번에 팔리는 등 하루 2~3가구씩 미분양이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과 버블세븐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동산에 부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게다가 임대보증금만 15억~25억원에 달했던 용산구 '한남 더 힐'이 지난 달 청약자 모집에 성공한 것도 부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그러나 "최근 강남권과 일부 고가 주택 판매가 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며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정부의 규제완화가 무산될 경우 해빙 기미를 보이고 있는 시장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